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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역사문화공원 표류에 주민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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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역사문화공원 표류에 주민들 분통

입력
2017.06.2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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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구의원 반대로 무산 위기

“정치적 이해 관계 탓” 뒷말

서울 중구 중림동 서소문역사공원 조성 현장. 지난해 착공 후 10%가량 공사가 진행됐지만, 구의회 반대로 공사가 전면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 중구 제공
서울 중구 중림동 서소문역사공원 조성 현장. 지난해 착공 후 10%가량 공사가 진행됐지만, 구의회 반대로 공사가 전면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 중구 제공

575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 중이던 서울 중구 서소문역사문화공원 리모델링 사업이 구의회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중구 주민들은 일부 구의원들의 몽니로 구 역점 사업이 물거품 될 전망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1일 중구청과 구의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예정됐던 중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서소문공원 사업을 둘러싼 의원들간 이견으로 끝내 소집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올해 서소문공원 조성사업에 필요한 구예산 51억7,000만원은 정례회의 내에 편성되지 못할 전망이다.

서소문공원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일부 구의원들은 구청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법에 따르면 10억원 이상을 투입해 구 재산을 신축ㆍ증축ㆍ건축하는 사업은 구의회에서 구유재산 관리계획 심의를 받게 돼 있다. 구의회는 구에서 심의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달 12일까지 6차례에 걸쳐 관련 안건을 부결시켰다.

하지만 구청의 입장은 달랐다. 중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구의회가 감사원에 요구한 감사 청구 결과 ‘(서소문역사공원 리모델링 사업은)감사 필요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결국 2014년부터 예산을 통과시켰던 구의회가 올해부터 뚜렷한 이유도 없이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올해 구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시비나 국비도 집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소문공원 조성사업은 총 사업비 575억원 중 국비 287억5,000만원(50%), 시비 172억5,000만원(30%), 구비 115억원(20%)이 투입되는 일종의 매칭사업으로, 구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올해 지급될 국비(77억원)와 시비(130억원)도 집행되지 않는 구조다. 구청 관계자는 “공사가 중단되면 현장 유지관리비로만 월 1억2,000여만원이 들어가고 최악의 경우 공사가 중단되면 지금까지 들어간 110억원의 예산도 공중으로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서소문공원 조성사업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주민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중구 주민인 이충웅(72)씨는 19일부터 구의회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예결위가 열리지 않은 이날은 오전부터 주민 35명이 구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서소문역사공원 관련 예산심의가 무산된 21일 서울 중구 중림동 주민들이 구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중림동 주민 제공
서소문역사공원 관련 예산심의가 무산된 21일 서울 중구 중림동 주민들이 구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중림동 주민 제공
그림 3 중구 주민인 이충웅씨가 서소문역사공원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구의회를 지탄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중림동 주민 제공
그림 3 중구 주민인 이충웅씨가 서소문역사공원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구의회를 지탄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중림동 주민 제공

일각에서는 절차상 문제는 표면적 이유일 뿐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공원 조성사업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구의원은 “최창식 중구청장이 서소문역사공원, 동화동 지하주차장 등에는 막대한 돈을 쓰면서 구의회가 요청하는 출산장려금 등 복지예산에는 동의해주지 않아 항의 표시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구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구청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한 구의원이 현직 구청장을 흔들기 위해 세를 모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구는 2014년부터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서소문공원 지상은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간직한 역사공원으로, 지하는 순교자 추모관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착공해 현재 10%가량 공사가 진행됐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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