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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배우며 행복한 노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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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배우며 행복한 노후 보내세요”

입력
2017.02.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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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정 새로운음악연구소 대표

어르신 외로움 달래고 치매 예방

직접 집에 찾아가 피아노 교습

“돈 되겠냐며 말리는 사람 있지만

행복해 하는 어르신 보며 보람”

오혜정 새로운음악연구소 대표는 “피아노를 통해 시니어의 행복한 노후를 만드는 문화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오 대표 제공
오혜정 새로운음악연구소 대표는 “피아노를 통해 시니어의 행복한 노후를 만드는 문화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오 대표 제공

“거동이 불편해 사실상 방에 갇힌 채 TV만 보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단순히 먹고사는 것만 저 분들께 필요한 걸까 싶더라고요. 시니어들도 여가시간을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피아노 방문 교습 업체인 새로운음악연구소의 오혜정(39) 대표는 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과 잘 놀아드릴까, 이분들을 행복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베이비부머 등 은퇴한 시니어를 대상으로 피아노를 매개로 한 음악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에 ‘오! 해피데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어르신들의 남은 날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피아노 교습이 오! 해피데이의 첫 작품이다.

“7년 전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평소 문화생활 즐기는 걸 좋아하신 분이었는데 뇌졸중 발병 후에는 하루 종일 할 수 있는 게 TV보기밖에 없더라고요.”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피아노 교습을 해 온 그가 시니어들에게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은 어머니 때문이다. 오 대표는 그가 잘 할 수 있는 피아노를 통해 어르신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채워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우고 싶어도 나이든 사람을 반기지 않는 교습소 분위기 때문에 배울 기회가 없다는 점이 평소 안타까웠던 터였다. 시니어들이 피아노를 치면서 행복한 노후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데서 탄생한 오! 해피데이는 피아노 연주를 통해 양손을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 역시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휴대용인 ‘롤피아노’로 오 대표가 직접 방문해 가르치고, 일대일 맞춤형 교습을 하기 때문에 반응도 뜨겁다. 8년간 교재·교구를 만드는 음악교육전문회사를 다녔던 경험을 되살려 시니어들이 좀 더 쉽게 음악이론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 보드게임도 직접 개발했다.

오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시니어를 위한 문화·여가 플랫폼으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만드는 건 숙제다. 시니어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아이들보다 60% 이상 싼 교습비를 받으며 수업을 하다 보니 지금은 사실상 재능기부처럼 운영되고 있다. 실제 주변에서는 “돈이 되겠냐”며 뜯어말리는 사람들도 많다. 구상에만 그칠 뻔했던 오! 해피데이는 지난해 서울시와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의 ‘청년여성 창업 리스타트’ 사업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실현될 수 있었다. 400만원의 지원금은 종잣돈이 됐다.

오! 해피데이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사회적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오 대표는 “피아노 수업에 그치는 게 아니라 50명, 100명이 모인 시니어 커뮤니티를 만들어 함께 미술공연을 관람하는 등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는 문화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며 “피아노를 치면서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권영은 기자you@hankookilbo.com

시니어들도 재미있게 음악 이론을 배울 수 있도록 오 대표가 직접 만든 보드게임. 오 대표 제공
시니어들도 재미있게 음악 이론을 배울 수 있도록 오 대표가 직접 만든 보드게임. 오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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