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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연기력' 우도환 "연기 허투루 할 수 없는 이유, 생계 위해 연극 포기한 아빠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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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연기력' 우도환 "연기 허투루 할 수 없는 이유, 생계 위해 연극 포기한 아빠 때문"

입력
2017.12.12 11:5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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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환은 “요즘은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챙겨볼 정도로 팬이다”며 “박해수 선배의 연기는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말했다. 키이스트 제공
우도환은 “요즘은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챙겨볼 정도로 팬이다”며 “박해수 선배의 연기는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말했다. 키이스트 제공

신인 배우에게 연기력을 기대하긴 힘들다. 예상치 못한 내공을 드러냈을 때 무섭다는 표현이 종종 따르는 이유다. 신예 우도환(25)은 배짱 두둑한 연기로 눈도장을 받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떨릴 배우들 앞에서 기죽는 법이 없다. 그는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등 과의 함께 한 작업(영화 '마스터')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 조성하 박지영 조재윤(OCN드라마 '구해줘') 등 연기가 능란한 중견배우들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그의 존재감은 지난달 30일 종방한 KBS드라마 '매드독'에서 더욱 빛을 냈다. 요즘 그에게 ‘괴물 신인’, ‘겁 없는 신예’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최근 서울 신사동에서 만난 우도환은 “최고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건 신인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라며 “인복이 많다”고 했다. 인복도 준비된 이에게 작용하기 마련. 우도환은 철저한 준비로 경륜과 지명도의 부족을 메우려 했다.

‘마스터’에 출연할 때는 대사가 많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 탄탄한 근육질 체격으로 강렬한 한 컷을 남겼다. 그는 “말도 없고 장면도 적은” 킬러 스냅백 역을 위해 “어떻게 하면 한 번에 눈에 띌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일단 “몸을 키웠다”고 했다. “강동원 김우빈 등 선배들을 잡을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힘있는 한 방”을 준비했다. 필리핀 촬영 현장에서도 꾸준히 운동하며 근육을 키웠고, 일부러 덩치 있게 보이려 살도 찌웠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마스터’가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됐다.

당찬 그의 연기 의욕은 ‘구해줘’에도 이어졌다. 대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 사투리가 필수였다. ‘사투리 선생님’을 5명이나 섭외했다. “그 분들의 억양을 듣고 익혀서 녹음”하며 사투리를 공부했다. 사투리 때문에 ‘연기력 논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단다. ‘구해줘’ 촬영 전에 혼자 대구에 내려가 연기 준비를 하기까지 했다. 그때의 각오와 태도를 잊지 않기 위해 ‘구해줘’ 속 자신의 사진을 방 안에 붙여놓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보일 수 있게 사진을 붙였어요. ‘구해줘’의 김성수 PD께서 ‘언제나 힘들면 그때를 떠올려라’고 조언해주셨거든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방편이에요.”

그의 노력은 옆의 선배 눈에도 띄었다. 완벽한 사투리를 구사하기도 힘든 판에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에게 맞거나 교도소에 끌려가고, 사이비 교주에게 감금된 친구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연기는 신인에겐 벅찬 역할이었다. 사이비 교단 집사로 출연한 배우 조재윤은 어느 날 “차기작이 정해졌느냐”며 ‘매드독’의 대본을 건넸다. 조재윤은 ‘매드독’의 황의경 PD에게 우도환을 추천하는 등 살뜰히 챙겼다.

그렇게 그는 데뷔 1년 만에 주연 자리를 꿰찼다. ‘매드독’에서 배우 유지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여객기 기장이었던 형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는 그의 모습은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우도환은 20대 중반까지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생계를 위해 연극을 그만뒀다. 아들은 아버지의 꿈을 위해 허투루 연기할 수가 없다. “대본이 들어오면 부모님께 가장 먼저 보여드려요. 연기에 대한 조언도 듣고요. 부모님은 제 버팀목이세요.”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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