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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우 기자

등록 : 2017.11.23 01:09
수정 : 2017.11.23 01:27

트럼프, 아동성추행 의혹 무어 사실상 옹호

등록 : 2017.11.23 01:09
수정 : 2017.11.23 01:27

“왜 40년 지나 지금 폭로하나” 피해주장 여성 의심

민주당 의원들 대상 의혹에는 “우리 사회에 좋다”

고립무원 속 무어 지지한 배넌, 트럼프에 읍소설

2003년 앨라배마주 대법원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로이 무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섰으나 과거 성추행 의혹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로이 무어에 대해 침묵을 지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무어를 옹호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 휴가를 위해 플로리다주 마라라고리조트로 떠나기 전 기자들 앞에서 “그 자리(앨라배마주 상원의원)에 자유주의 성향 정치인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고 밝혀, 더그 존스 민주당 후보의 당선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아동 성추행 의혹을 받는 무어가 더 낫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어가 혐의를 완전히 부인한다. 내가 할 말은 그것 뿐”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40년은 상당히 오랜 기간”이라면서 은연 중에 무어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들의 주장을 의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미국 온라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2일 백악관 참모 등을 인용해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성추행 피해 여성들의 주장을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왜 사건 40년이 지나 선거를 앞둔 지금 폭로했느냐’는 것으로, 폭로에 정치적 저의가 숨어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의심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무어 후보를 공개 지지하지만 않았을 뿐, 선거를 한 달 남짓 앞둔 시점에 사실상 무어 후보 지원사격에 무게를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백악관은 공식적으로는 세라 샌더스 대변인을 통해 무어 후보의 성추행 의혹이 사실일 경우 선거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여기에 무어를 지원하고 있는 알트라이트 집단의 거두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읍소’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무어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공화당계의 유일한 유력자 배넌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걸어 공개적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읍소했다고 전했다.

무어 후보는 이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폴 라이언 하원 의장 등 공화당 주류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고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지지도 중단돼 고립무원 상태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현재로서 여성들의 주장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고 발언했고 다른 앨라배마주 의석을 차지한 리처드 셸비 공화당 상원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도 무어와 거리를 뒀다.

앞서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등은 무어 후보가 앨라배마주 지역검사보로 일한 30대 때 14세 여성을 포함한 미성년 2명을 성추행하고 다른 미성년 여성 4명에게도 성적으로 접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무어 후보의 아동성추행 의혹 폭로는 앨라배마주 선거 취재 도중 관련 소문을 들은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면서 이뤄졌다.

무어 후보에 대한 폭로는 하비 와인스틴 스캔들로 촉발된 할리우드의 과거 성폭력 사건 연쇄폭로가 미국 워싱턴 정가로 넘어가는 시발점이 됐다. 현재 앨 프랭큰 민주당 상원의원과 존 커녀스 민주당 하원의원 등이 성추행 의혹에 휘말린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 대해서는 “많은 것(여성의 폭력 피해)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결국 이 사회와 여성들에게 좋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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