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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알려면 동시대 미술과 건축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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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알려면 동시대 미술과 건축을 보라”

입력
2016.12.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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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패널들의 ‘토크’가 절반을 이루는 공연 대본, 프로그램북을 쓰는 데만 몇 달이 걸린다. 박현주 대표는 “글에 애정이 많다. 패널들 자문 받아 대본 쓰고 감수 받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수차례 거친다”고 말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전문 패널들의 ‘토크’가 절반을 이루는 공연 대본, 프로그램북을 쓰는 데만 몇 달이 걸린다. 박현주 대표는 “글에 애정이 많다. 패널들 자문 받아 대본 쓰고 감수 받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수차례 거친다”고 말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남들 앞에 제 직함을 소개할 때 ‘아트 매니지먼트 컨설턴트’, 줄여서 ‘AMC’라고 말해요. 문화예술을 관리, 경영, 컨설팅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여기에 피아니스트라는 이력도 붙이고요.”

기획사 엔터엠 박현주(43) 대표의 정체성을 요약하면 ‘통섭의 예술인’ 쯤 되겠다.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피아노 전문연주자과정을 졸업한 그의 ‘현재’ 본업은 공연기획자. 전공인 클래식 음악 외에 미술, 건축 등 다양한 분야를 접목한 융ㆍ복합 공연을 주로 선보인다. 이 연주회에서 때때로 사회를 보기도 하고 출연자들의 노래에 맞춰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공연의 대본, 프로그램 북도 직접 쓴다.

최근 잠실에서 만난 박 대표는 “(예전 연주자 삶에서) 돌아섰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평소에 다른 문화 분야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할 수 있는 한 음악을 공부하되, 큰 틀에서 직업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문화콘텐츠학을 다시 공부했죠.”

여러 분야에 두루 관심이 많았지만 기획사까지 차린 건 우연의 연속이 만든 결과였다. 첫 번째 계기는 2000년대 중반 문화예술전문 TV채널 아르떼 프로그램 ‘쇼케이스’의 진행을 맡으면서부터. 클래식 음악가들의 연주를 소개하고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은 “대학 4학년 때 방송국 시험”을 봤던 박 대표와 궁합이 잘 맞았다. 1년 여 사회를 본 후 2006년부터 클래식 연주회를 기획하고 직접 해설하는 프리랜서 기획자로 나섰다.

2008년 비틀즈의 히트곡을 바로크 시대 음악과 접목한 연주회 ‘비틀즈-바로크를 입다’를 기획하며 아예 회사를 차렸다. “원래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테마로 한 클래식 연주회를 기획했어요.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 공연이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했잖아요? 1만석이 넘는 그 곳을 빌려 준비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인데(웃음), 그 공연하려면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해 급하게 ‘뮤직34’라는 기획사를 차렸다가 3년 후에 지금 회사명으로 바꿨죠.”

당시 독도문제가 터지면서 공연은 ‘비틀즈…’로 바뀌었지만 이후 ‘통섭의 음악회’는 계속 됐다. 엔리오 모리꼬네, 노다메 칸타빌레 등 영화 음악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려주는 ‘영화 속 클래식’(2010년), 주요 오페라와 발레 속 무용수들의 춤을 클래식 연주와 함께 선보이는 ‘오페라, 발레를 만나다’(2010년) 등을 이어왔다.

2013년부터는 세계 주요 도시의 대표 문화를 전문가들과 함께 소개하는 토크 콘서트 ‘도시의 유혹에 빠지다’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18세기 이전에는 건축이 문화 트렌드를 이끌고 미술, 음악이 따라가는데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이 나오면서 이 관계가 바뀐다. 음악을 확실히 이해하려면 동세대 미술 건축의 변화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비롯해 런던, 상트 페테르부르크 등 3년여 간 소개한 도시는 총 10곳. 내년 3월에는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과 쿠바의 수도 아바나(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6월에는 리버풀(예술의전당 IBK챔버홀)을 소개한다. “피아노도 전문적으로 잘 치려면 단순히 연습만 많이 해서는 안돼요. 화성악, 작곡가 생애, 당대 문화예술사 같은 기초지식이 곡 해석에도 영향을 주거든요. 문화예술은 이처럼 유기적으로 결합돼있기 때문에 상관관계를 알면 알수록 음악을 더 많이 알고 즐길 수 있게 될 겁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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