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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해직된 지 3171일, YTN 사장에 도전합니다

입력
2017.06.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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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YTN 구본홍 사장에게 ‘공정 방송’을 요구하다 해직당한 노종면 기자. 9년간 복직을 위해 투쟁하던 그는 지난 11일, YTN 사장 공모에 출사표를 던져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카드뉴스로 정리했다.

박주연 인턴기자 wisedragon@hankookilbo.com

해직된 지 3171일

YTN 사장에 도전합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 다음 날인

2010년 11월 24일.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잔해 속에서 범상치 않은 물건을 발견한다.

그리고 취재진에게 이렇게 외쳤다.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

하지만 그가 ‘포탄’이라고

들어 보인 건 실은 보온병이었다.

모양이 얼추 비슷해 착각한 것.

YTN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긴 이 장면은

재치있는 편집을 거쳐 방영돼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장면이 방영된 프로그램의 이름

‘YTN 돌발영상’

시청자들에게 YTN이라는 채널을 각인시킨

‘역대급’ 프로그램이다.

이 돌발영상을 2003년에 처음 만든 건

바로 YTN 노종면 기자다.

하지만, 그는 현재 YTN 소속이 아니다.

돌발영상의 성과를 인정받아

2003년 ‘올해의 YTN 대상’을 받으며

YTN 간판으로 승승장구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자신의 방송 특보였던 구본홍씨를

YTN 사장으로 내정한 후 모든 게 바뀌었다.

‘낙하산 인사’에 반발했지만

회사가 고용한 용역에게 가로막혀

주주총회장에도 들어갈 수 없었던 노조원들.

그렇게 구 사장 임명안은 날치기로 통과된다.

2008년 8월 12일

9대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된 노종면 기자는

구 사장과의 투쟁을 이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사장실에 있는 직인을 찍어야 월급이 나온다”

구 사장은 ‘출근 저지 투쟁’ 때문에

월급을 줄 수 없다는 ‘궤변’으로

노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장했다.

그리고 2008년 10월 6일,

조합원 33명에게 해고 등 중징계를 단행한다.

갑작스레 해고 통보를 받은 6명.

노종면 위원장도 그 중 하나였다.

“언론사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공익을 도모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행위”

1심 재판부는 회사의 징계가

무효하다고 판단했지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징계해고사유”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2심과 대법원은

해고가 유효하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다가 해고된 지 6년.

노종면 위원장을 포함한 3명은

끝내 YTN에 돌아갈 수 없었다.

그에게 YTN이란

첫 직장,

꼬박 6개월 동안

월급 한 푼 못 받으면서도 지켰던 회사.

해직 통보를 받은 지

3,171일

그는 단 한 번도 복직의 꿈을 접지 않았다.

그런 그가 지난 11일, YTN 기자 복직을 포기했다.

“삼천일 넘게 지켜온 꿈을 내려놓습니다”

“저는 YTN 사장 공모에 입후보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도움 받지 않고

오로지 제 의지와 힘으로 뜻을 이뤄내겠습니다”

“이번 도전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YTN에서의 제 소임이 끝났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YTN의 개혁,진정한 통합과 도약을 위한 도전에 나서겠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한 시대가 열렸습니다.

저의 결심이 촛불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지 쉼 없이 자문하며 공모 절차에 임하겠습니다.”

- 2017년 6월 11일 양평 새꽃마을에서, 늘 고마움을 안고 사는 노종면 올림

16일 마감되는 YTN 신임 사장 공모.

노종면 기자의 9년간의 기다림은

아름답게 마무리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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