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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했던 도시를 다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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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했던 도시를 다시 만나다

입력
2018.07.05 14:45
수정
2018.07.0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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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도시의 풍경을 재인식하는 전시 '도시시도 시'가 상상마당 대치 아트큐브에서 열리고 있다. 상상마당 제공
우리가 사는 도시의 풍경을 재인식하는 전시 '도시시도 시'가 상상마당 대치 아트큐브에서 열리고 있다. 상상마당 제공

도시의 풍경을 들여다보고, 변환시켜 보고, 천천히 음미해 보는 전시 ‘도시시도 시’가 6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KT&G 상상마당 대치 아트큐브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우리 삶의 공간인 도시에 대한 인식의 범위를 새롭게 확장해 보고자 기획됐다. 도시의 색, 형태, 시간, 날씨 등 다채로운 풍경을 평면 인쇄물에 담아 감각적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전시의 제목 ‘도시시도 시’는 ‘도시’라는 단어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서 면으로 구성되어 접히고 펼쳐지는 작품의 속성을 드러내고 있다.

참여 작가 곽이브는 그동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 삶의 환경들에 주목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면대면(Face to Face)’ 시리즈는 도시인들에게 익숙한 공동주거 건물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들을 컴퓨터그래픽 이미지로 시각화하여 보여 준다. ‘면대면1’은 다양한 시간대의 건물 유리창을, ‘면대면2’는 건물의 창문과 외벽 페인트 색을, ‘면대면3’은 건물의 창에 비친 햇빛이 반사되어 내리쬔 형상을, ‘면대면4’는 계절감을 드러내는 길거리 나뭇잎의 톤을 각각 나타낸다.

도시 풍경을 담은 종이 인쇄물들은 건축 자재와 동일하게 벽면과 바닥을 구성하는 자재로 쓰인다. 상상마당 제공
도시 풍경을 담은 종이 인쇄물들은 건축 자재와 동일하게 벽면과 바닥을 구성하는 자재로 쓰인다. 상상마당 제공

이러한 도시 풍경을 담은 종이 인쇄물들은 대량으로 생산되는 건축 자재와 동일하게 A1, A2, A3 사이즈로 만들어져 전시장 벽면과 바닥을 구성하는 원자재로 쓰인다. 초고층 건물의 외벽에 시공되는 커튼월(Curtain wall) 공법을 참고한 작가의 구성 방식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가볍고, 현대적인 동시에 가변적이고, 임시적이며, 보편적인 도시의 환경을 보여 준다.

전시는 도시라는 입체적인 공간을 평면으로 압축하여 배치하고, 압축된 종이의 중량, 질감, 광택, 물성으로 인식되는 새로운 공간을 제시한다. 그리고 관람자들은 벽면에 설치되고 남은 평면 종이 인쇄물의 절취선을 활용해 또다시 새로운 입체 공간을 구축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도시라는 공간을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사이에서 재인식하고, 종이를 직접 만져 보고 접는 행위를 통해서 감각적으로 느끼게 된다. 빛, 온도, 습도, 바람에 의해 시시각각 유연하게 변화하고 생동하는 도시 풍경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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