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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중재 나선 문 대통령, 트럼프와 20분간 긴급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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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중재 나선 문 대통령, 트럼프와 20분간 긴급 통화

입력
2018.05.20 22:5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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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해진 김정은 속내 전달

대화 테이블 설득 방법 논의

조율 역할 본격 시험대 올라

정상회담 위해 21일 방미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제공·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제공·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최근 북한의 강경해진 태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대화에 적극적이던 북한이 냉랭하게 돌아서고 한미 대 북중 대결 구도까지 나타나면서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2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여러 가지 반응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또 “양 정상은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곧 있을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 향후 흔들림 없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도 보도자료를 내고 두 정상의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은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22일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급 통화를 가진 것은 최근 북한의 반발이 위험 수위까지 치달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까지 거론하며 미국을 위협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체제보장을 약속하며 달래기에 나선 한편, 비핵화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초토화’ 가능성까지 언급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돌변을 두고 ‘시진핑 배후론’을 꺼내면서 한미 대 북중 대결 구도까지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에 한미 정상은 통화를 통해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는 한편 북한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속내를 트럼프 대통령에 전달하면서 양측 접점을 찾는 중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로 질문을 많이 했고 문 대통령이 답변을 하는 편이었다”며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오랫동안 이야기 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생각과 판단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토요일 오후 10시 30분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한 사실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성공 의지를 방증한다고 보고 있다. 이날 통화도 트럼프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북한의 몽니도 대화 판을 깨기보다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우리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생각을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북미 관계뿐 아니라 남북 관계까지 비판 대상에 올리며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문 대통령의 입지가 줄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한미 정상회담 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핫라인 통화도 현재로선 이뤄지질 않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내부 기류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한에 어느 정도나 유연한 태도를 끌어내는지가 향후 북미 관계는 물론 남북 관계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송용창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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