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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혼란 키운 즉흥적 행정명령... “아이 수천명 아직 부모 못 찾아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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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혼란 키운 즉흥적 행정명령... “아이 수천명 아직 부모 못 찾아 발만 동동”

입력
2018.06.24 17:09
수정
2018.06.24 19: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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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기간 필요한데 즉석 결정”

참모들, 식당서 쫓겨나는 수난도

21일 미국 뉴욕 이스트 할렘가에 위치한 아동 양육기관 카유가 센터(Cayuga center)에서 불법 입국 혐의로 구금된 부모와 격리 수용됐던 아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짐을 챙겨 빠져 나오고 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이 곳에 불법 이민자 부모와 격리된 아이들이 수용돼 있다는 사실을 전날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에는 350명의 아이들이 수용돼 있었다. 뉴욕=AP 연합뉴스
21일 미국 뉴욕 이스트 할렘가에 위치한 아동 양육기관 카유가 센터(Cayuga center)에서 불법 입국 혐의로 구금된 부모와 격리 수용됐던 아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짐을 챙겨 빠져 나오고 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이 곳에 불법 이민자 부모와 격리된 아이들이 수용돼 있다는 사실을 전날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에는 350명의 아이들이 수용돼 있었다. 뉴욕=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법 입국자 부모 자녀 격리 중단 발표에도 이산 가족들이 겪는 생이별의 아픔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 전역으로 흩어진 부모와 자녀들의 상봉 절차가 매우 더디게 진행되는 탓이다. 이 와중에 격리 정책을 옹호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레스토랑에서 쫓겨나는 봉변을 당하는 등 성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DHS)와 보건복지부(HHS)는 격리 수용된 불법 입국자 부모와 자녀의 상봉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리 조치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3일 만이다. 미 행정부는 현재까지 552건의 가족 만남이 성사됐으며, 16건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2,053명의 아이들은 부모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CNN은 “늦게나마 정부의 구체적 계획이 발표됐지만, 격리된 부모와 아이들이 모두 재회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기소된 부모의 재판이 끝나는 시점에서야 아이들과의 만남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민자 자격을 얻든, 추방 결정이 내려지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재판 기간 동안 부모와 자녀가 떨어져 있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 셈이다. 미 정부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CNN은 이 역시 복잡한 절차로 인해 실효성이 낮다고 우려했다. 부모와 아이들이 국경지대를 벗어나 미국 전역으로 흩어진 경우도 적지 않아 확인 절차에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독단적인 지시가 이 같은 혼란을 야기시켰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사전에 내부 조율 없이 정책을 뒤집어 버리고, 참모들이 뒷수습에 나서다 보니 정부 운영의 난맥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행정명령 발효 다음날 열린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주재의 관계부처 회의를 사례로 들며 “보통 행정명령을 준비하는 데 적어도 수주간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즉석에서 (질문을 던지며) 정책을 만드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참모들의 수난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버지니아 렉싱턴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려다 쫓겨났다. 부모 자녀 강제 격리 정책을 앞장서 설파한 사람을 식당에 들이고 싶지 않다는 주인의 요청 때문이었다.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도 백악관 근처 멕시코 식당에 들렀다가 고객들로부터 “수치”라는 항의를 받고 식당을 부랴부랴 빠져나왔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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