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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판문점선언 이행, 대북제재 대상 아닌 산림부터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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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판문점선언 이행, 대북제재 대상 아닌 산림부터 협력한다

입력
2018.05.03 20:0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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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 구성, 첫 의제로 결정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헌법 기관장 초청 오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헌법 기관장 초청 오찬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4ㆍ27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실행할 ‘판문점선언 이행 추진위원회’가 3일 구성돼 북한 산림문제를 남북 간 첫 협력 의제로 결정했다. 또 5월 중순까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열어 장성급 군사회담, 적십자회담 등 실무회담 일정을 잡고 판문점선언 이행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행 추진위 위원장도 맡기로 해 임 실장과 청와대가 당분간 남북관계를 주도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행 추진위는 이날 청와대에서 첫 회의를 열어 위원회 산하에 ▦남북관계 발전 ▦비핵화 평화체제 ▦소통 홍보 등 3개 분과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또 북한 산림문제를 지원할 ‘산림협력 연구 태스크포스(TF)’를 남북관계 발전 분과 산하에 구성하기로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행 추진위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와 연속성을 유지하고 합의사항을 원활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와 청와대 융합형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총괄간사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맡고, 위원으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청와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이 참여한다.

이행 추진위가 산림협력 연구TF를 가장 먼저 꾸린 대목이 우선 눈에 띈다. 김 대변인은 “산림협력 분야는 북쪽이 가장 필요로 하고, 우리로서도 경험이 많이 쌓인 분야라 우선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합의가 이뤄져도 대북 제재가 풀리기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제재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남북관계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의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산림이 황폐해진 상태이고, 곧 홍수철이 다가오면 가장 피해가 크고, 산불, 병충해 문제 등도 있다”며 “북측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데다 우리는 몽골 고비사막 등 민간분야 경험도 풍부해 쉽고, 신속하게 할 수 있는 의제”라고 밝혔다. 정부는 산림협력 연구가 직접적인 대북제재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위원회는 또 남북 정상이 합의한 군사적 긴장 완화,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할 실무회담 일정을 잡기 위해 남북 고위급 회담도 북측에 제안할 예정이다. 남측 수석대표는 조명균 장관이 맡게 된다.

임 실장이 4ㆍ27정상회담 의전 및 의제 준비부터 회담 당일 정상회담장 배석, 판문점선언의 실질적인 추진까지 전 단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과도기적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와 남북관계 본격 진전 단계부터는 해당 정부부처에 실무를 넘기고 이행 추진위는 조정, 점검 역할만 맡는다는 방침이다. 이 단계에선 이낙연 국무총리가 추진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임 실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한시적으로 이행 추진위를 구성하면서 정부 차원의 각 단위 회담 체계가 자리잡고 이번에 합의된 의제들, 또 북미회담 후에 결정될 의제들, 남북 간 고위급 회담을 한 이후에 본격화할 의제들을 구분해야 할 것 같다”고 이행 추진위 역할을 규정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헌법기관장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이낙연 국무총리,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국외 출장 중이라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전 모두발언에서 “북한도 대단히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회담에 임하고 있다. 과거와 같이 막무가내 주장을 하지 않고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대단히 큰 위험 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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