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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ㆍ오렌지라이프 통합, 너무 다른데… 시너지 효과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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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생명ㆍ오렌지라이프 통합, 너무 다른데… 시너지 효과 낼까

입력
2018.09.13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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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ㆍ전략 달라 경쟁력” 전망 속

“문화 차이로 융화 어려워” 관측도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룹 내 두 생명보험 자회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융화가 숙제로 남겨졌다. 토종 보험사와 외국계 보험사로 대별되는 두 회사는 영업 방식이나 전략에서 겹치는 부분이 적은 만큼 상호 보완 역할을 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기업문화가 판이하게 달라 ‘화학적 결합’에 이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1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에 따르면 양사는 주력 판매상품부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한생명은 종신보험을 비롯해 정기보험(만기가 긴 사망보험 등), 암보험 등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사전 대비한 결과 보장성보험 판매 비율이 전체 95%에 달하는 등 자본건전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업계에서 ‘변액종신보험의 강자’로 꼽힐 만큼 상품 집중도가 높다. 상반기 신규계약 중 보장성보험 판매가 64%를 차지하는데 이중 90%가 종신보험 상품이다.

보험영업의 꽃인 설계사 구성도 다르다. 신한생명은 설계사 10명 중 8명이 여성으로 국내 보험사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설계사 10명 중 7명이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 출범 때부터 직장 경력이 있는 대졸 남성을 중심으로 채용해 전략적인 영업에 나선 결과다. 평균연령도 36세로, 40ㆍ50대가 주를 이루는 다른 보험사에 비해 젊다.

영업지역의 편차도 크다.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전체 영업점 절반 이상이 서울 강남에 집중돼 있어 ‘강남스타일’ 영업을 지향해 왔다. 이에 비해 신한생명은 서울 소재 영업점이 전체의 절반 정도이고 나머지는 전국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판매 채널에서도 신한생명이 설계사 판매 30%, 텔레마케팅(TM) 30%, 대리점(GA) 30%, 방카슈랑스 10%로 고르게 분산돼 있는 반면, 오렌지라이프는 설계사 판매가 60%로 높은 편이다.

회사 규모의 핵심 지표인 수입보험료와 자산은 두 회사가 엇비슷하다. 다만 영업망 규모 대비 실적은 오렌지라이프가 우위에 있다. 오렌지라이프의 영업지점(105개)과 보유 설계사(5,494명)는 신한생명(167개ㆍ7,165명)보다 적지만, 2분기 당기순이익은 1,836억원으로 신한생명(649억원)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업계에선 두 보험사가 통합에 연착륙할 경우 자산규모(업계 5위) 확장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며 경쟁사들을 위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양사는 영업 측면에서 상호 중첩되는 분야가 적어 멀리 봤을 때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외국계 보험사와 보수적인 국내 보험사의 결합인 만큼 기업문화 차이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는 수직적 위계질서를 허물고 소통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터라 국내 기업이 곧바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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