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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강대강 대치 속 ‘대화 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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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강대강 대치 속 ‘대화 틈’ 있다

입력
2018.01.01 04:4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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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보유국” 내세우지만

제재 압박에 국면 전환 가능성

북, 국제적 고립 출구 찾아

남북 대화 나올 거란 전망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 연합뉴스

2017년은 북한의 폭주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15차례나 탄도미사일을 쐈고, 6번째 핵실험을 실시했다. 미국도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올 한 해에만 4번의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했다. 64년간 정전 중인 한반도에 다시 전운을 몰고 온 북미 추격전은 2018년이 고비다. 핵 무장이라는 종착점을 코앞에 두고 붙잡히거나 다 따라잡았지만 끝내 놓치고 마는 파국을 양쪽이 더 두려워한다면 국면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북미, 만날까

길항하는 북미의 의지는 한반도 정세의 상수다. 2018년에도 북한은 핵 보유를, 미국은 비핵화를 각각 추구하리라는 건 기정 사실이다. 북한이 도발하고 미국이 제재하는 구도가 기본이다. 시간 싸움에서 서로 자신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한, 강대강 대치는 지속될 전망이다.

북한의 목표는 명실상부 핵 보유국 지위다. 아산정책연구원은 15일 간담회에서 2017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북한이 2018년에는 핵 보유국으로 지역ㆍ국제정치 무대에 나서는 원년으로 삼으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핵탄두 운반 체계를 완비하지는 못했다는 게 자타 평가다. 핵 능력 고도화를 위한 추가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이어가리란 관측이 많다.

미국도 고집을 꺾지 않을 공산이 크다. 북한의 핵 보유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미국이 회유로 전향하는 대신 계속 압박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상당수다. 21일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간담회에서 신범철 교수는 “북한 상대 비핵화 대화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추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전략의 80%”라고 했다.

그러나 국면 전환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평가가 상당하다. 관건은 북한의 내구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언론에 “경제적 제재가 중첩되면서 북한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접근 중”이라고 했다. 대북 제재 효과는 3월쯤 가시화할 거라는 게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예측이다. 이에 따라 연초 신년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전향적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14일 펴낸 보고서에서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요구하는 대화ㆍ평화 공세를 적극 추진할 개연성이 있다”며 “핵ㆍ미사일 시험 중단을 선제적으로 제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했다.

다른 변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정상각 발사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 실험 성공 여부다. 외교안보연구소는 “재진입 기술 입증이 협상력 제고나 군사기술적 필요 측면에서 풀어야 할 과제여서 2018년 북한이 적어도 한 차례 이상 화성-15형 발사를 감행할 것이고, 이 실험을 성공한다면 북한은 핵 완성을 재차 강조하고 핵 보유국으로서 미국과 군축 회담을 하겠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내 여론도 변수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을 북한이 실전 배치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비등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무마하기 위해 대북 대화 문턱을 확 낮출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남북, 풀릴까

북한이 겪을 곤경은 남북 관계 측면에도 호재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이 동시에 가해지면서 북한에 출로가 필요한 상황이라 남북 대화와 교류에 소극적이던 북한의 대남 태도가 달라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기관들도 이구동성이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대형 도발로 미국ㆍ중국의 안보 국익을 침해하면서 대국 공동 대응을 자초했다”며 “위기 모면을 위해 남북 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가능성 역시 크다는 관측이다. “김정은이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인 여동생 김여정을 단장으로 보내 내부적으론 김정은 카리스마 보완, 외부적으론 평화 공세의 기회로 올림픽을 적극 활용하지 말란 법도 없다”(손기웅 통일연구원장)는 주장마저 나온다.

북한이 장애인 스키 선수단을 1월쯤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으로 전지훈련을 보내려 준비 중이라는 전언도 북한이 참가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정황 증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 제안 사실을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한이 수렴할 경우 참가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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