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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관건(關鍵)

입력
2018.01.07 10:3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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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은 쌀을 비롯한 중요한 물건들을 보관하는 창고의 문을 잠그기 위해 문에 빗장을 걸거나 자물쇠를 채웠다.

‘빗장’은 문을 닫고 가로질러 잠그는 막대기를 말하는데, 대문짝이나 부엌문, 창고 등의 문짝이 잘 열리지 않도록 여닫이문의 좌우 문짝에 가로질러 부착해 사용했다. ‘자물쇠’는 우리 선조들이 잠금장치로 사용했던 기구로서 자물통과 잠글쇠, 열쇠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빗장과 자물쇠는 우리의 전통적인 잠금장치로 사용되어 왔는데, 이 둘을 아울러 ‘관건(關鍵)’이라고 한다. ‘관(關)’은 한자로 ‘빗장 관’ 자이고 ‘건(鍵)’은 ‘자물쇠 건’ 자이다. 그래서 ‘관목(關木)’은 ‘문의 빗장’을 의미하고 ‘시건장치(施鍵裝置)’는 ‘문을 잠그는 장치’를 의미한다.

이처럼 ‘빗장과 자물쇠’를 뜻하는 ‘관건’은 ‘어떤 사물이나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뜻하는 비유적인 의미도 지녀 ‘문제 해결의 관건을 쥐고 있다.’ 등과 같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사건(事件)’, ‘조건(條件)’ 등이 [사:껀], [조껀] 등의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과 달리 ‘관건’은 표기대로 [관건]으로 발음하는 것이 표준 발음으로 되어 있었다. 한자어는 모음이나 유성음 자음 받침 뒤에서 어떤 경우에는 예사소리로, 어떤 경우에는 된소리로 발음하는데, ‘관건’은 예사소리로 발음하는 것이 표준 발음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관건’을 ‘사건’, ‘조건’처럼 된소리로 [관껀]으로 발음하면서 실제 발음과 표준 발음 사이에 괴리가 생기게 되었고, 이에 국립국어원은 2017년 3분기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을 통해 [관건]과 [관껀]의 발음을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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