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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재미 다 갖췄다…오늘 전주로 떠나볼까

입력
2017.03.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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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에서 한복을 입고 찍은 우정사진. 아직 계획이 없더라도 정든 친구와 바로 떠날 수 있는 곳이 전주다.
돌담길에서 한복을 입고 찍은 우정사진. 아직 계획이 없더라도 정든 친구와 바로 떠날 수 있는 곳이 전주다.

여행 경험도 부족하고, 자동차도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이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만날 기회가 줄어든 친구들과 여행하기 적당한 곳이 없을까? 시간 맞추기 어렵다면 당일 일정도 고려할 수 있는 곳, 구체적인 계획 없이도 출발할 수 있는 곳, 자동차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곳, 함께 즐길 체험형 콘텐츠가 많은 곳.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 있다. 바로 스테디셀러 전주다.

2015년부터 KTX가 운행하면서 서울에서 단 90분이면 도착한다.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평일 기준 하루 18편이 운행한다. 새벽부터 서두를 필요 없이 낮에 출발하면 밤에 돌아올 수 있다. 당일로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곳인 만큼 여행정보 또한 넘친다. 보조배터리만 챙겨 일단 출발한 후에 코스를 검색해도 문제없다. 주요 관광지는 한옥마을, 전동성당, 남부시장, 그리고 요즘 뜨는 ‘객리단길’ 정도로 압축된다. 숙소와 식당도 몰려있어 계획을 짜는데 머리 아플 일도 없다.

도보로 이동하기 편한 한옥마을 근처 여행코스. A부터 E까지 경기전, 전동성당, 남부시장, 전일슈퍼, 자만벽화마을 순. 지도 중앙부가 한옥마을이다.
도보로 이동하기 편한 한옥마을 근처 여행코스. A부터 E까지 경기전, 전동성당, 남부시장, 전일슈퍼, 자만벽화마을 순. 지도 중앙부가 한옥마을이다.
전주 한옥마을 입구.
전주 한옥마을 입구.
넓은 한옥마을을 편히 달릴 수 있는 전동바이크. 연인, 친구, 가족 누구든지 함께 타기 좋다.
넓은 한옥마을을 편히 달릴 수 있는 전동바이크. 연인, 친구, 가족 누구든지 함께 타기 좋다.
함께 보고 웃을 수 있는 그림 한 장 남기길 원한다면 10분 만에 완성된다는 캐리커처를 그려보자.
함께 보고 웃을 수 있는 그림 한 장 남기길 원한다면 10분 만에 완성된다는 캐리커처를 그려보자.

지역의 관광지들은 보통 대중교통이 촘촘하지 못하다. 렌터카 이용에도 부담을 느끼는 새내기와 사회 초년생에겐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주는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남부시장, 경기전, 전동성당, 벽화마을이 모두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이고, 주변에 게스트하우스와 유명 식당들이 모여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하다는 것도 무엇보다 강점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한복입고 사진 찍기 유행의 원조 여행지다. 그만큼 특별하다. 서울에 경복궁이 있다면 한옥마을에는 경기전이 있고, 건너편엔 ‘전주 인증샷’의 메카인 전동성당이 위치한다. 재개발 당시 주차장을 늘리는 대신 걷기 편하게 도로를 정비해, 총 700여 채 규모의 한옥마을을 여유 있게 누빌 수 있다. 전동바이크(2인승 기준 1시간 1만원)를 같이 타고 한옥마을을 즐기는가 하면, 최근에는 한복을 입고 VR체험을 하는 모습도 흔하다. 연간 1,000만 명이 몰리는 이유다.

지금 당장 출발하는 새내기 전주여행 추천코스

한옥마을 경기전에서 투호를 즐기고 있는 연인.
한옥마을 경기전에서 투호를 즐기고 있는 연인.

전주에 내리면 바로 택시를 타고 한옥마을로 가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분 거리이고 요금은 약 5,000원이다. KTX전주역에서는 15분, 6,000원 정도여서 여러 명이 함께 타면 부담이 없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출발하면 2시간 이내에 한옥마을에 도착한다는 얘기다.

한옥마을의 핵심은 역시 한복. 많은 이들이 오로지 한복차림으로 한옥마을이라는 거대한 세트장을 돌아다니기 위해 전주를 찾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와 함께 온 황현지(18)씨는 1박 2일을 모두 한옥마을에서 보냈는데, 한복을 입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라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좋았다고 한다. 마을 곳곳의 돌담과 정자는 사진 찍기 좋은 배경이다. 경기전(입장료 3,000원)은 고궁 분위기 물씬 풍기는 사진을 찍는 곳이고, 근대건축물 전동성당은 전주 여행 ‘인증샷’ 배경으로 빠지지 않는 곳이다. 대여료는 2시간에 2만~2만5,000원 선. 조금 특별해지고 싶다면 옛날 교복도 대여할 수 있다. 오유경(20)씨는 한옥마을에서는 옛날 교복이 흔치 않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한복을 입은 인파 속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다.

사진도 좋지만 정자나 벤치에 앉아 느긋함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사진도 좋지만 정자나 벤치에 앉아 느긋함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한옥마을 대표 간식거리 문어꼬치.
한옥마을 대표 간식거리 문어꼬치.
문어꼬치와 잘 어울리는 자몽맥주. 스몰비어에서 판매하는 자몽꿀맥주보다는 달지 않아 드라이한 매력이 있다.
문어꼬치와 잘 어울리는 자몽맥주. 스몰비어에서 판매하는 자몽꿀맥주보다는 달지 않아 드라이한 매력이 있다.
치즈 스테이크, 혼자 먹으면 질릴 수 있는 양이니 함께 나누어 먹길 추천한다.
치즈 스테이크, 혼자 먹으면 질릴 수 있는 양이니 함께 나누어 먹길 추천한다.
한복 인파 속 교복은 특별하다.
한복 인파 속 교복은 특별하다.
전주여행 대표 사진촬영지 전동성당. 한옥마을 서편, 경기전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전주여행 대표 사진촬영지 전동성당. 한옥마을 서편, 경기전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전주 먹방여행’은 이미 1~2년 전부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문꼬치’(문어꼬치), 큐브스테이크, 완자꼬치, 자몽맥주 등은 냄새로 자극하고 비주얼로 눈길을 잡는다. 워낙 수요가 많아 길거리 간식치고는 싸지 않다는 게 흠이다. 문꼬치 4,000원, 치즈스테이크 8,000원, 자몽맥주 5,000원 선이며 가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미 만들어진 메뉴보다는 즉석에서 요리하는 음식을 사는 것이 좋고, 생각보다 쉽게 질린다는 의견도 있으니 다양한 메뉴를 조금씩 구입해 나누어 먹을 것을 추천한다.

전주한옥마을에서 치즈스테이크를 먹어 보았다

든든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전주 한정식이다. 수육, 떡갈비, 또는 삼합을 주 메뉴로 한 상을 차려내는 식당이 많다. 대체로 분위기도 깔끔하고 음식도 정갈하다. 메인 요리의 양이 많지 않은 대신 찌개와 생선구이, 나물 등을 포함한 20여 가지 반찬이 상을 가득 채운다. 1인 1만5,000원 선이다.

1박 2일 일정이라면, 숙박도 한옥마을에서 해결할 수 있다. 한옥을 콘셉트로 한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이 많다. 게스트하우스는 대체로 파티보다는 각자 휴식에 중점을 둔 분위기다. 숙소를 잡은 후 주말이라면 남부시장에, 평일이라면 전일슈퍼에 나가 전주 야식을 즐기자. 남부 야시장은 꽃게튀김, 낙지호롱, 삼겹살김밥, 물방울떡 등 야식의 천국이고, 전일슈퍼에서는 ‘가맥(가게 맥주)’을 즐길 수 있다. 슈퍼 한 켠에 테이블을 펴고 갑오징어나 먹태를 안주로 맥주를 즐기는 방식이다. 이곳만의 소스를 한번 맛보고 나면 단골이 된다고 한다.

갑오징어나 먹태를 찍어 먹는 ‘전일슈퍼’의 소스.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하다.
갑오징어나 먹태를 찍어 먹는 ‘전일슈퍼’의 소스.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하다.
한옥마을 한식당 ‘다분’의 수육정식 1인분과 떡갈비정식 1인분. 주 메뉴 외에 18가지의 밑반찬이 깔린다. 1인 1만5,000원.
한옥마을 한식당 ‘다분’의 수육정식 1인분과 떡갈비정식 1인분. 주 메뉴 외에 18가지의 밑반찬이 깔린다. 1인 1만5,000원.
한옥마을 동편 자만벽화마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객들.
한옥마을 동편 자만벽화마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객들.

콩나물국밥과 비빔밥이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남부시장의 조점례피순대국밥도 먹어볼 만하다. 그릇이 큰 편이어서 첫인상은 양이 좀 적어 보인다. 몇 차례 휘저어보면 깊숙한 곳에 돼지 내장이 듬뿍 들어있다. 주말엔 줄을 서야 할 정도이니 해장을 하려면 이른 ‘아점’ 시간대를 추천한다.

국밥으로 든든히 배를 채운 후 산책하기 좋은 곳을 찾는다면 자만벽화마을이다. 한복과 한옥과는 또 다른 배경이 준비돼 있다. 이곳 벽화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의 애니메이션 주인공부터 마블 히어로까지 귀엽고 멋진 캐릭터들이 주를 이룬다. 벽화 한 구석엔 ‘사비로 그리고 있으니 훼손하지 말아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왔다 간 흔적을 남기는 몰상식한 짓은 자제하도록 하자. 규모가 큰 편은 아니어서 기차나 버스를 타기 전 잠시 둘러보는 곳으로 생각하면 된다.

전주=민준호 인턴기자(서울대 사회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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