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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사진에 먹물 투척한 여성, 중국 당국에 구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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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사진에 먹물 투척한 여성, 중국 당국에 구금돼

입력
2018.07.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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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야오충이 시진핑의 얼굴사진이 들어간 중국몽 선전표지판에 먹물을 끼얹는 모습. 자유아시아방송(RFA) 캡쳐
둥야오충이 시진핑의 얼굴사진이 들어간 중국몽 선전표지판에 먹물을 끼얹는 모습. 자유아시아방송(RFA) 캡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사진에 먹물을 뿌린 뒤 행방불명됐던 중국 여성이 당국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의 아버지와 인권운동가 2명도 구류처분을 받았다.

18일 AFP통신과 홍콩 매체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중국인권수호자(CHRD)는 후난(湖南)성 주저우(株州)시 출신인 둥야오충(董瑤瓊)이라는 29세 중국 여성이 시 주석 얼굴사진에 먹물을 뿌려 훼손한 일로 중국 당국에 연행된 뒤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둥야오충은 지난 4일 오전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지구에 위치한 하이항다샤(海航大廈) 앞에서 시 주석 얼굴사진이 들어간 ‘중국몽’ 선전표지판에 먹물을 끼얹는 장면을 트위터로 중계했다. 둥야오충은 자신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정신적 억압을 받아왔다며 “시진핑 독재 폭정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영상 말미에는 “시진핑, 여기서 나를 잡으러 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도발하기도 했다.

CHRD 측은 둥야오충이 사건 당일 중국 공안당국에 연행됐고 트위터 계정도 얼마 지나지 않아 말소됐다고 전했다. 트위터에 마지막으로 남겨진 영상에는 “문 밖에 제복을 입은 수많은 사람이 와 있다”는 둥야오충의 발언에 이어 갑자기 소리가 끊겼다.

둥야오충의 먹물 투척 사건은 시진핑 1인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던 중국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인터넷에선 유사한 주장과 행동이 잇따르고 있고, 인민일보를 비롯한 관영매체들도 이 사건 후 개인숭배를 경계하며 시 주석 관련 동향 보도를 줄이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둥야오충의 영상이 해외 소셜미디어로 퍼져나가자 그의 부친 둥젠뱌오(董建彪)는 지난 12일 인터넷에 딸의 신분증 사진을 올리고 신원을 공개한 뒤 “딸이 어떤 법을 어겼는지 알고 싶다”면서 “만약 어떤 절차도 밟지 않았다면 이는 명백한 납치행위”라고 주장했다. 베이징(北京)에서 인권운동을 하는 화가 화융(華涌)은 둥젠바오와 함께 트위터에 올린 공동성명에서 “의법치국(依法治國ㆍ법치주의)을 주장하는 중국 당국이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길 바란다”면서 “우리 두 사람은 체포되더라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도, 죄를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성명이 발표된 다음날 심야에 두 사람도 당국에 체포된 뒤 구류됐다. 한 소식통은 “화융은 지난 16일 풀려났으나 완전한 자유를 얻은 건 아니고 둥젠뱌오의 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거주지인 후난으로 송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화융은 지난해 말 베이징의 저소득층 강제퇴거 사태를 비판했다가 구류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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