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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의 시한폭탄’ 뇌동맥류, 7년 새 2.7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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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의 시한폭탄’ 뇌동맥류, 7년 새 2.7배 증가

입력
2017.11.0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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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신경 및 혈관 질환은 두통이나 어지럼증과 같은 전조증상을 동반한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두통을 단순한 통증으로 여기고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 뇌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험한 질환은 뇌동맥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2만5,713명이던 뇌동맥류 환자 수가 2016년에는 7만828명으로 2.7배 증가했다. 발병하면 3분의 1 정도가 사망하는 뇌동맥류 파열은 질병의 심각성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사망률이 30~40%에 달하기에 평소 혈압에 문제 있다면 뇌동맥류 검사를 미리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있는 것을 말한다. 뇌혈관은 몸 속의 다른 혈관보다 혈관을 포장하는 근육층이 얇고 내층을 보호해주는 탄성막에 결함이 잘 생겨서 서서히 부풀기도 한다. 이를 뇌동맥류라 하고 이것이 터지게 되면 뇌지주막하출혈이 된다.

뇌의 많은 혈관이 약해지면 혈압을 이기지 못하고 작은 혈관이 터진다. 또 뇌의 큰 동맥이 서서히 부풀다가 갑자기 터져서 매우 심각한 뇌출혈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를 뇌동맥류 파열이라고 한다.

뇌동맥류 파열이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전조증상이 없어 발병 전에는 환자가 병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뇌동맥류 파열 환자의 대부분은 혈관이 터지기 전까지는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혈관이 터지는 순간 환자는 망치로 얻어맞은 것과 같은 통증과 함께 평생 처음 경험해본 갑작스러운 두통을 느낀다.

이때 뇌 속에 피가 퍼지면서 순간적으로 뇌 혈류가 막히는데 이로 인해 급사할 확률은 30%를 넘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그렇다고 큰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출혈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출혈이 약한 때는 두통을 느끼고, 심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뇌동맥류가 뇌 내 동맥의 갈라진 부위에 생기는데 이 부분의 혈관벽이 구조적으로 약한 부위가 돼 여기에 정상적인 혈류가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해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생에는 유전ㆍ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위험인자는 고혈압과 흡연이다.

뇌동맥류 파열 원인은 두 가지다. 동맥류 자체 요인과 기타 요인이다. 볼록 부푼 혈관 부위의 지름이 6~7㎜ 정도로 크고, 모양이 울퉁불퉁할수록 터질 확률이 높다. 그 밖에도 40대 이후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뇌동맥 파열 발생 가능성이 크다. 가족력도 영향을 미친다. 이 병은 파열 자체도 대단히 위중할 뿐만 아니라, 혈관연축, 뇌수종, 뇌부종과 같은 2,3차 합병증도 심해서 그 치료가 쉽지 않아 만일 미리 발견할 수만 있다면 터지기 전에 치료받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신장에 물혹이 생기는 다낭성 신장과 같은 유전 질환을 앓고 있다면 뇌동맥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뇌동맥류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10분 만에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진단 방법이 간단해져 최근에는 조기 검진을 통해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 발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치료는 수술이 유일하다. 하지만 무조건 뇌동맥류가 있다고 해서 당장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면 신경외과 전문의와 상담해 뇌동맥류 모양이나 위치, 크기, 상태에 따라 정기검진을 받으면서 수술 시기를 결정하면 된다.

수술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볼록한 혈관 부분을 집게로 집듯 부풀어 있는 부위를 조여주는 결찰술과, 뇌동맥류 안으로 관을 집어넣어서 파열된 부위를 막아주는 코일색전술이 있다. 수술 치료 후에는 합병증과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환자가 혈관 파열 때 혼수상태였는지, 혹은 두통을 느끼고 의식이 있는 상태였는지에 따라 치료 예후의 차이가 난다.

장경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 위험군에 속한다면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뇌동맥류 및 뇌질환이 발생하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심한 두통을 경험한 사람들은 반드시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장 교수는 이어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30대 이후부터 꾸준히 혈관조영 CT를 이용해 뇌동맥류의 이상 여부를 사전에 파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뇌동맥류 예방법>

1. 회당 30분 이상, 주당 5~7회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활동적인 사람은 고혈압 발병률이 낮으며, 운동은 혈압강하 효과를 가져 온다. 심장병이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운동 전 주치의와 꼭 상의해 운동량을 결정해야 한다.

2. 흡연 허용량 제로, 오직 금연만이 답

흡연은 혈압과 맥박을 동시에 상승시키며, 혈압이 조절되는 경우라도 흡연은 심뇌혈관질환의 강력한 위험인자이자 발암물질이므로 금연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주치의와 상의해 저용량 니코틴이 든 금연보조제를 활용해도 좋다.

3. 주 2회 이하, 맥주 1병 이하로 절주

과음은 혈압을 상승시키고, 혈압약 효과를 방해하며,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4. 체중 감량

권장 체질량지수(BMI) 25kg/㎡ 이하. 남자 허리둘레는 35.4 in, 여자는 31.5 in 이하 권장. 체중 감량은 혈압 강하 효과는 물론 만성질환에 의한 사망률 감소와도 연관이 깊다.

5. 저염식

하루 소금 섭취량을 5g 이하로 줄인다. 소금 섭취를 줄이면, 혈압강하 효과는 물론 소금 배설을 위한 이뇨제 복용이 불필요해진다. 이는 칼륨, 칼슘 소실을 막아 골다공증과 요로결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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