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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지도자’ 이용 “성빈아, 그 동안 미안했다! 딱 한 달만 쉬자”

입력
2018.02.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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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4차 경기에서 대표팀 이용 총 감독(오른쪽)이 윤성빈의 어머니 조영희 씨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4차 경기에서 대표팀 이용 총 감독(오른쪽)이 윤성빈의 어머니 조영희 씨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2018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윤성빈(24)이 압도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목에 걸자 이용(40) 봅슬레이ㆍ스켈레톤 대표팀 총 감독은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 이 총 감독은 “향후 10년은 윤성빈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 총 감독은 16일 강원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너무 많이 울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윤성빈의 어머니 조영희(45)씨와 얼싸안고 “제가 믿어달라고 했잖아요. 이제 10년은 윤성빈 시대입니다”라며 흐느끼기도 했다.

이 총 감독은 일찌감치 윤성빈의 금메달을 예감했다고 한다. 그는 “1월 31일부로 훈련을 종료하고 컨디션 유지에 들어갔는데, 불안감이 전혀 없고 자신감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지난달 6일 독일 알텐베르크 월드컵 6차 대회를 마친 뒤 확신을 얻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윤성빈은 노로바이러스에 걸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훈련에서 최악의 컨디션을 보였다고 한다. 가뜩이나 알텐베르크는 까다롭다고 정평이 나 있는 코스다. 이 총 감독은 “성적은 신경 쓰지 말자고 했는데,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아서인지 금메달을 땄다”며 “그것을 보고 ‘아,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총 감독이 이끄는 봅슬레이ㆍ스켈레톤 대표팀은 평창 올림픽슬라이딩 센터에서 400여 회에 달하는 주행 훈련을 마치고 지난 1일부터는 충북 진천선수촌에 들어가 스타트 훈련에 집중했다. 올림픽이 개막한 이후에도 4차례 연습주행을 걸렀고 6차례 공식 훈련 가운데서도 의무 횟수(2회)를 제외하고는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일각에서는 실전감각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총 감독은 “정말 철저한 계획 하에 진행된 것”이었다며 “그 결과가 지금 여기에 나와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스켈레톤은 한국이 최강”이라고 선언했다. 이 총 감독은 “모든 분들이 보셨다시피 오늘 한국은 1등, 6등을 했다”며 “이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ㆍ라트비아) 이야기는 하지 마시고 향후 10년은 윤성빈의 시대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 감독은 윤성빈이 처음 발탁된 2012년부터 코칭스태프로 동고동락해온 조련사다. 그는 “나는 채찍질만 계속 하는 지도 습관이 있다”며 “질책하기보다는 따뜻하게 이야기하고 감싸줬으면 좋았을텐데, 계속 채찍질만 하니 선수도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하루도 제대로 푹 쉰 적이 없고, 성빈이도 마음 놓고 쉰 적이 없다”며 “성빈아, 이제 한 달만 좀 쉬자!”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마음을 추스리고 눈물을 닦아낸 이 총 감독은 바로 봅슬레이 팀을 지도하러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이제 봅슬레이 훈련이 시작되니 현장으로 또 달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평창=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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