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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러운 삼성ㆍLG “플랜B는 100% 현지 생산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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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러운 삼성ㆍLG “플랜B는 100% 현지 생산뿐”

입력
2018.01.23 17: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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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달ㆍLG 4분기 공장 가동

2년 뒤에나 최대 70% 현지공급

태양광업체는 판로 다변화 추진

지난 2016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LG전자 전시관에서 안내원이 프리미엄 세탁기를 설명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FP 연합뉴스
지난 2016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LG전자 전시관에서 안내원이 프리미엄 세탁기를 설명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22일(현지시간) 결정한 수입 세탁기 세이프가드로 삼성ㆍLG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시장에서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세탁기 완제품과 주요 부품까지 관세 부과 대상이라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방안은 100% 현지 생산밖에 남지 않았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세이프가드 발효를 발표한 직후 삼성ㆍLG전자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에 손실을 입힐 것”이란 입장을 표명하는 한편, 미국 생산공장을 최대한 빨리 정상 가동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권고한 두 가지 옵션 중 더욱 강경한 카드를 집어 든 것은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동남아 생산비중 100%)와 LG전자(국내 20%, 동남아 80%)의 기존 수출 전략은 ‘관세 폭탄’에 버틸 수 없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연간 10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해 이달 초 가동에 들어갔다. LG전자는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건설 중인 최대 120만대 규모의 공장 준공 시점을 애초 내년 2월에서 올해 4분기로 앞당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철판부터 주요 부품까지 최대한 현지 생산ㆍ조달해야 미국의 수입규제를 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세탁용량 22㎏ 이상 제품을 대폭 늘리는 것도 대응전략으로 부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은 고용량 프리미엄 세탁기에 강점이 있다”며 “미국 공급 물량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ㆍLG전자의 연간 미국 세탁기 총수출량은 300만대에 이른다. 미국 공장들이 최대 가동하면 70%는 공급할 수 있지만, 공장의 완전 정상화는 2년 뒤에나 가능하다. 현지 유통업체들의 재고 물량을 감안하면 당장 올해 상반기부터 관세 영향권에 들어간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준공한 미국 뉴베리 세탁기 공장에 생산설비가 설치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이달 초 준공한 미국 뉴베리 세탁기 공장에 생산설비가 설치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가전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10%가 안 되는 상황에서 미국 공장의 높은 생산비용을 극복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을 빨리 완성해 세이프가드 피해를 줄이면서 수익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싸움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한편 태양광업계는 태양광 관련 제품의 세계 2위 시장에서 날아온 대형 악재에 당혹해하면서도 시장 다변화로 위기를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앞으로 미국 내 판매 가격이 높아져 한국 업체들의 이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ITC에 따르면 2016년 미국 내 태양광전지(셀) 및 패널 수입국 비율은 말레이시아(29.5%), 중국(18.0%), 한국(15.6%), 멕시코(10.3%), 태국(6.3%) 순이다. 국내에선 한화큐셀, LG전자,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등이 미국에 태양광전지와 패널을 직접 수출하고 있으며, 2016년 수출액은 약 13억달러였다.

세계 최대 태양광 셀 생산업체인 한화큐셀 관계자는 “2016년엔 전체 물량의 30%를 미국에 수출했으나 올해는 아직 수출계약이 없는 상태여서 당장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며 “세계적인 수요는 충분한 만큼, 40개국에 달하는 판매망을 활용해 미국 외 판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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