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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씨네] 정치판 현실 담기에 그친 '특별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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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씨네] 정치판 현실 담기에 그친 '특별시민'

입력
2017.04.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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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특별시민'은 정치판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 영화다. "정치인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최민식의 압축된 설명처럼 말이다. 게다가 5월 9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개봉해 시국과 맞물린 영화로 주목 받고 있다.

영화는 현 서울시장 변종구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이 주된 줄거리다. 변종구와 오른팔인 심혁수(곽도원)을 중심으로 정치인의 이중적인 잣대를 그리는데 치중한다. 누구보다 서민을 생각하는 척 행세하는 변종구의 실상은 지저분하기 그지없다. 자신이 비리를 감추는 데 급급하고, 더 큰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아등바등한다. "선거는 말이야. 똥물에서 진주 꺼내는 거야"라는 심혁수의 주옥 같은 대사는 곧 변종구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작가적인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 영화는 객관성을 유지하는 듯하다. 하지만 지극히 장르적이라 아쉽다. '같은 편'인 변종구와 심혁수가 갈등을 느끼며 서로를 배신하며 생기는 파열음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오히려 지루함을 준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이 유행어가 된 마당에 정치인들의 물고 뜯는 싸움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변종구를 조롱한다. 대형 싱크홀 사고현장에서 남몰래 고급 초밥을 주문하고,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점쟁이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대표적인 예다. 정치영화 '더 킹'이 권력자 한강식(정우성)과 박태수(조인성)을 끊임없이 조롱했듯이 '특별시민'도 마찬가지다.

이런 '특별시민'이 기존의 정치영화와 다른 점은 바로 '미래의 얼굴'로 불리는 희망 있는 캐릭터들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캐릭터가 박경(심은경)과 임민선(류혜영)이다. 박경은 변종구를, 임민선은 변종구의 경쟁 상대인 양진주(라미란)를 위해 일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변종구와 양진주의 모습에 크게 실망하고 만다. 씩씩하고 똑 부러지게 일 잘하는 두 사람의 속 시원한 '한 방'을 기대한다면 그러지 않는 게 좋다.

이들의 활약은 영화가 끝을 향해 갈수록 지지부진하다. 변종구의 거대한 비밀이 담긴 USB를 들고 끊임없이 망설이는 박경의 모습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진다. 장르적인 이 영화에서 꿈을 위해 거침없이 질주하던 두 여성 캐릭터가 소모적으로 활용돼 아쉬울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가 영화의 빈틈을 메운다. 최민식은 야망으로 가득 찬 이중적인 변종구를 흡인력 있는 연기로 소화하고, 곽도원 역시 영화의 긴장감을 형성하는 인물로 활약한다. 특별출연한 박혁권의 코믹 연기는 신의 한 수다. 러닝타임 130분. 15세 관람가.

사진='특별시민' 포스터 및 스틸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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