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기고] 축산업, 블루오션 넘어 퍼플오션으로

알림

[기고] 축산업, 블루오션 넘어 퍼플오션으로

입력
2018.02.05 14:39
29면
0 0

축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소나 돼지를 키우는 농가의 모습일 것이다. 조금 더 시각을 넓히면 우리 식탁 위에 올라오는 풍성한 축산물까지 떠올릴 수도 있겠다. 그도 그럴 것이 여전히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 보면, 축산업은 가축을 키우는 1차 산업으로 명기되어 있고, TV나 신문 매체에서도 소나 돼지를 키우는 농가 모습만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에 있어서도 농업 전체의 40%를 축산업이 차지하고 있으니 1차 산업으로서의 축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축산현장에서의 변화는 매우 빠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6차 산업이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한 돼지농장은 미니돼지를 사육·분양하는 1차 산업, 소시지를 가공판매 하는 2차 산업, 돼지공연과 체험 등의 3차 산업을 결합한 6차 산업화를 통해 한해 7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돼지카페와 박물관까지 운영하며 매년 전국에서 8만 명이 찾아올 정도로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돈 농가뿐 아니다. 낙농목장의 경우는 젖소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을 직접 만져보고 교감하며, 치즈와 아이스크림 등을 만들 수 있는 체험장과 유가공품 가공장을 함께 운영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 논의 61%, 밭의 54%가 유기물이 부족한 상태이며, 유효인산 함량도 논은 47%, 밭은 25%가 적정수준보다 미달된 상태라고 한다. 가축분뇨는 화학비료 사용이 일반화되기 이전부터 천연 비료로서 중요한 자원의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골칫거리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가축분뇨가 퇴비로 재탄생하며 양분이 부족한 토양에 환원하여 화학비료 및 농약을 대체해 비용절감과 아울러 토양미생물 활성화 및 친환경농법이 가능해졌다.

또한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범사업의 성과는 업계로부터 가장 주목되는 분야 중 하나다. 한 예로 제주도의 한라산 바이오는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바이오 가스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하루 1만㎾의 전략을 생산하고 있는 이 업체는 16개 농가에서 수거한 가축분뇨 70톤을 하루에 처리한다. 그야말로 혐오폐기물인 가축분뇨가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사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레드 오션으로 여겨졌던 축산업이 새로운 신기술과 다양한 아이디어가 결합되며 무한한 성장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축산업은 지난 수백 년 동안 그래왔듯이 우리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 온 필수적인 산업이다. 젊은 세대는 축산업이 노동 강도가 센 산업이라고 인식해 발 들여놓기를 꺼리고 있지만, 외연을 넓혀보면, 축산업이야 말로 블루 오션을 넘어 퍼플 오션 시장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축산업이 새로운 가치 창출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의 더 많은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 축산업 가치를 재발견하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젊은 세대들의 관심과 다양한 시도를 기대해 본다. /최윤재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