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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관계 알면 ‘봄 배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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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관계 알면 ‘봄 배구’ 보인다

입력
2017.02.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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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전광인의 호쾌한 서브. 한국전력은 강서브를 앞세워 현대캐피탈의 ‘스피드배구’를 무력화시키며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다. KOVO 제공
한국전력 전광인의 호쾌한 서브. 한국전력은 강서브를 앞세워 현대캐피탈의 ‘스피드배구’를 무력화시키며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다. KOVO 제공

‘천적’관계를 알면 ‘봄 배구(포스트시즌 진출)’가 보인다.

프로배구 V리그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19승8패(승점 56)로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어 2위 현대캐피탈(17승10패ㆍ49), 3위 우리카드(15승13패ㆍ49), 4위 한국전력(17승10패ㆍ45), 5위 삼성화재(13승15패ㆍ42) 순이다. 포스트시즌은 1위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고 2ㆍ3위가 3판2선승제로 플레이오프를 하는 방식이다. 단 3위와 4위의 승점이 3점 이내면 두 팀 간 단판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팀 당 8~9경기씩 남았는데 2위와 5위 격차가 승점 7밖에 안 돼 순위는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

2위부터 5위까지 네 팀 사이에 묘한 ‘먹이사슬’ 이 형성돼 있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와 우리카드만 만나면 신이 난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삼성화재에 3승1패로 우위, 우리카드에 4승1패로 앞선다. 반면 한국전력에는 ‘고양이 앞에 쥐 신세’다. 5번 싸워 한 번도 못 이겼다.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 말고 삼성화재에도 4승1패로 강하다. 하지만 우리카드에는 1승3패로 약한 편이다. 삼성화재와 우리카드는 팽팽하다. 3승2패로 삼성화재가 근소한 우위다.

환호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 우리카드에 강하지만 한국전력만 만나면 맥을 못 춘다. KOVO 제공
환호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 우리카드에 강하지만 한국전력만 만나면 맥을 못 춘다. KOVO 제공

이는 각 팀마다 컬러가 뚜렷하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코트 위에 여섯 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전원이 공격과 수비에 참여하는 ‘스피드배구’를 추구한다. 이 플레이가 위력을 발휘하려면 상대 서브를 받는 리시브부터 안정돼야 한다. 리시브가 불안하면 세트도 널 뛰듯 흔들리고 조직적인 플레이가 힘들어진다. 한국전력은 ‘서브’가 강하다. 신영철(53) 한국전력 감독도 “서브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쓴다”고 말한다. 한국전력의 팀 당 서브성공률을 살펴보면 다른 팀을 상대할 때는 2~3%대에 머물지만 삼성화재(5.84%)와 현대캐피탈(5.64%)만 만나면 유독 높아진다. 날카로운 서브로 현대캐피탈이 스피드배구를 펼칠 기회도 안 주고 무력화시키는 셈이다. 삼성화재 ‘쌍포’인 박철우(32)와 타이스(26)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둘의 공격점유율을 합치면 66.3%(타이스 49.5%, 박철우 16.8%)다. 쌍포가 터지면 무서울 게 없지만 침묵하면 대안이 마땅치 않다. 문용관(56) KBSN해설위원은 “보조공격수 류윤식(29)의 공격 비중이 10~15%는 돼야 분산이 되는데 지금은 7.1%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시즌 초반 현대캐피탈에 맥을 못 췄지만 최근 달라졌다.

우리카드는 3라운드까지 현대캐피탈에 3전 전패를 당하다가 4라운드에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 2일 5라운드 때는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이 3-2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이날은 우리카드가 절반은 이긴 경기였다. 현대캐피탈은 1ㆍ2세트를 힘 한 번 못 써보고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3세트부터 교체로 들어간 송준호(26)가 펄펄 날며 분위기를 180도 바꿔놨다. 두 팀 상대전적은 표면적으로는 현대캐피탈의 절대 우세로 보이지만 조금씩 대등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문용관 위원은 “우리카드 파다르(21)가 3라운드까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이제 완전히 적응했다. 향후 두 팀의 승부는 예측불허다”고 말했다.

네 팀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문 위원은 “네 팀은 일단 최하위권인 6위 KB손해보험(10승17패ㆍ32), 7위 OK저축은행(5승23패ㆍ15)에 무조건 승점 3을 따야 한다. 또 선두 대한항공을 만났을 때 과감히 승부를 할지, 살짝 피하고 다음을 도모할지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장단점이 다 드러난 만큼 고비에서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하고 부상을 예방해 최고 멤버로 임하느냐가 관건이다”고 조언했다.

당장 오는 10일 우리카드-한국전력, 11일 현대캐피탈-삼성화재 결과가 중요해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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