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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공천... 위기 부른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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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공천... 위기 부른 김종인

입력
2016.03.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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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비례대표 2번에 본인 배정, 논란 일자 밤늦게 12번 후순위로

‘문재인 종북’ 박종헌은 제외될 듯

“깜깜이 비례공천 부결된 것”

1번 박경미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등 도덕성ㆍ정체성 논란에 휩싸여”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5차 중앙위원회의'에서 한 중앙위원이 공천 관련 항의성 의사진행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5차 중앙위원회의'에서 한 중앙위원이 공천 관련 항의성 의사진행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의 폭주에 제동이 걸렸다. 더민주는 20일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으나 김 대표의 셀프 전략공천과 일부 인사들의 도덕성, 정체성 논란으로 공천국면에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비대위가 결정한 비례대표 43명과 관련, 검증 미비와 김 대표의 ‘사천(私薦)’ 문제로 중앙위원회가 연기되자, 비대위는 이날 심야 긴급회의를 열어 격론 끝에 김 대표의 당선권 후순위(12번) 배치와 당선권ㆍ비당선권 칸막이 제거를 잠정 결정했다. 정체성 및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박종헌 전 공군 참모총장은 비례대표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비례대표 공천의 최대 관심사는 김 대표의 포함 여부였다. 당초 김 대표가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긴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남성후보 중 가장 높은 순번인 2번이었다. 대표의 권한인 전략공천 중 한 자리를 자신에게 행사한 것으로 ‘셀프 전략공천’이란 비아냥이 쏟아졌다.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자, 일부 비대위원들은 긴급 비대위에서 여론의 이반을 막기 위해서라도 김 대표의 당선권 후순위 배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앙위에서 가장 논란이 되었던 당헌ㆍ당규에 위배되는 당선권ㆍ비당선권 후보자들에 대한 칸막이를 제거하는 데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러한 비대위원들의 의견에 반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는 후문이다.

당선권(1~10번)인 A그룹 비례대표 후보들에 대한 도덕성, 정체성 논란도 김 대표가 당 안팎의 여론에 굴복하게 만든 원인이었다. 특히 박 전 참모총장은 도덕성뿐 아니라 정체성 논란이 불거져 사실상 명단에서 배제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현 더민주) 후보의 안보공약을 ‘종북주의’라 규정하는 선언에 참여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했다. 여기에 박 전 총장의 아들은 방산비리 업체에 취업한 사실이 알려져 뒷말을 낳기도 했다.

정치권 관행 상 비례대표 명단 전체를 상징하는 1번 후보부터 문제가 됐다.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과거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은 적이 있어 ‘1번 후보’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 교수는 2004년 11월 한국수학교육학회지에 ‘한국, 중국, 일본의 학교 수학용어 비교연구’라는 논문을 게재했으나, 같은 해 6월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과 구성과 내용이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박 교수를 1번에 배치한 것에 대해 ‘김종인 대표 작품’임을 시사한 뒤 “(박 교수가) 수학바람도 일으키고, 알파고에서도 수학이 중요하지 않느냐”며 발탁 배경으로 설명했다.

비례 6번을 받은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2011년 한 일간지에 ‘외환은행 먹튀 논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러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한 먹튀 논란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론스타 먹튀 무효화 투쟁위원회’까지 만들어 당론으로 반대했다. 비례대표에 신청하지 않았으나 ‘깜짝 발탁’된 김숙희 서울시의사회 회장도 과거 칼럼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회장은 2012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자살로 자신의 과오를 덮어버린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의 경우 한 비대위원이 사흘 전 접촉해 영입한 인사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중앙위 연기로 인해 사실상 김종인 체제의 ‘깜깜이 비례공천’이 부결된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김 대표가 정당 민주주의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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