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태극마크 20년, 4,000㎞ 누빈 ‘철인’ 이채원

알림

태극마크 20년, 4,000㎞ 누빈 ‘철인’ 이채원

입력
2017.02.21 11:51
0 0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살아 있는 전설 이채원. 대한스키협회 제공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살아 있는 전설 이채원. 대한스키협회 제공

‘설원의 마라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특별한 활주 기술을 요구하지 않지만 경사나 지형이 험난해 강인한 체력을 요구한다. 워낙 체력 소모가 심한 탓에 결승선을 통과하면 곧장 쓰러지는 선수를 종종 목격할 수도 있다.

이렇게 힘든 종목을 태극마크를 달고 20년간 한결 같이 누비는 이가 있다.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맏언니 이채원(36ㆍ평창군청)은 1997년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돼 출전한 올림픽만 네 차례, 전국동계체전 금메달 획득 개수는 67개에 달한다.

이채원이 한 시즌 동안 대략 10개 국가를 다니며 출전하는 대회에서 설원을 누비는 평균 거리는 20㎞ 정도다. 1년간 총 뛴 거리를 계산하면 200㎞가 나온다. 이렇게 20년을 꾸준히 질주한 거리는 무려 4,000㎞. 대회뿐만 아니라 실전을 준비하는 훈련 과정에서 뛰는 거리까지 포함하면 서울-부산(416㎞)을 세 차례 이상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가 된다.

설원 위 철인 이채원은 언제나처럼 오늘을 마지막으로 달렸다. 그 결과 또 하나의 쾌거를 만들어냈다. 이채원은 2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시라하타야마 오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크로스컨트리 10㎞에서 30분49초로 레이스를 마쳐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쟁자로 꼽힌 고바야시 유키(일본)가 30분24초06으로 24초4 차이로 이채원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비록 6년 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에 이어 대회 2연패는 무산됐지만 30대 후반을 향하는 나이에도 꾸준한 성과를 내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앞서 이채원은 이달 4일 평창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월드컵 스키애슬론 15㎞에서 12위를 기록, 한국 크로스컨트리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사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채원의 몸 상태는 매우 안 좋았다. 이채원은 절반인 5㎞ 구간까지 14분55초1로 선두를 달렸고, 고바야시는 15분01초2로 이채원이 약 6초 정도 앞서 나갔다. 그러나 후반부에 추월을 허용하며 2위로 마쳤다.

이채원은 경기 후 “이번 대회에 몸 상태를 맞춘다고 했지만 잘 안 됐다”며 “왼쪽 발목 통증에 오른쪽 다리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감기 증세까지 겹쳐 첫 바퀴는 잘 가다가 후반에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남은 15㎞ 프리 매스스타트, 클래식 5㎞, 계주에 모두 나갈 계획”이라며 “매스스타트 쪽에 중점을 맞춰 좋은 성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삿포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