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흥행을 가로막는 최대 적은 북한이 아니라 추위다.’ 올림픽 관계자들 사이에 나오는 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 기간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평창 지역 평균 기온은 섭씨 영하 4.8도에 이를 전망이다. 평균 최고 기온은 0.2도, 최저 기온은 영하 9.8도. 올림픽 개회식은 2월9일 오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된다. 개회식 시작 때 기온은 영하 7.7도로 예상된다. 체감온도는 영하 14도까지 내려간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1월 29일 관훈토론회에서 “개막식 퍼포먼스에 대해 (추위 때문에)걱정을 한다”며 “개막식이 열리는 시간은 통상 영하 8도 정도된다고 들었다. 실내도 아니고 야외라서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평창 인근 대관령의 2월 평균 기온도 영하였다. 1997년 영하 4.9도였고, 2005년이 영하 7.4도로 가장 추웠다. 2015년엔 영하 3.6도였다. 그러나 최저 기온은 1997년 영하 10.3도, 2005년 영하 12.7도, 2013년 영하 11.6도, 2015년 영하 9도였다.
하지만 기온보다 더 큰 적은 강풍이다. 올림픽 개ㆍ폐회식이 열리는 스타디움은 지붕이 없는 시설물이라 관람객들은 그대로 바람에 노출된다. 올림픽 기간 평창 지역 풍속은 4.6m로 분다. 기상청 관계자는 “체감온도는 0도 이하에서 초당 풍속이 1m 증가할 때마다 1~2도씩 하강한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당초 지붕을 씌우고 난방 시설도 설치하려고 했지만 예산 문제로 없던 일이 됐다. 11월초 G-100(올림픽 개막 100일 전) 행사를 진행할 때 행사장을 가득 메운 관객 3만여 명은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다. 당시 평창의 오후 8시 기온은 영상 3.4도였지만 바람이 초속 8m로 강하게 분 데다 야간이라 관중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영하권이었다. 저체온증 환자도 6명이나 나왔다. 일부 관객은 추위를 피해 화장실로 대피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에 찬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고 기온 변화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산간 지역이고, 바람도 많이 부니까 영하 10도로 떨어질 수도 있다. 체감온도는 더 추울 테니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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