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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시궁창 아니다” 재정비 위해 6개월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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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시궁창 아니다” 재정비 위해 6개월 폐쇄

입력
2018.04.0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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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몸살 보라카이 결국 폐쇄’, ‘시궁창 보라카이 폐쇄’…. 필리핀 보라카이섬의 바다가 시궁창처럼 더러워져 폐쇄를 한다는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심지어 다른 지역의 바다 오염 사진으로 마치 보라카이섬이 크게 오염된 것처럼 보도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교민을 포함한 현지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의 풍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의 풍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필리핀에서 8년째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는 송진주씨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보라카이가 시궁창이라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보라카이 섬을 “시궁창”이라고 표현한 것은 중앙 하수구가 하나인데 불법 건축물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것을 비판한 말이라고 송씨는 설명했다.

실제로 필리핀 정부는 하수 정화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건축물에 대해 철거 명령을 내리고 건물에 입주한 상점은 영업을 정지시켰다. 건축물 허가 과정에서 지방정부 관리들의 뇌물수수 등 비위 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하나밖에 없는 중앙 하수관과 좁은 도로도 정비하기로 했다. 보라카이 폐쇄는 ‘이미 더러워진 환경을 복구’하는 게 아니라 ‘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 일부 언론이 보라카이 섬의 바다가 마치 시궁창처럼 더러워져 섬을 폐쇄하는 것이라고 보도해 오해를 불렀다. 송씨는 “쓰레기가 떠다니는 사진은 보라카이 사진이 아니다”라며 “필리핀 마닐라 빈민촌 해변, 발리의 더러운 바닷물 사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름 직전 수온이 상승하면서 해초들이 떠내려오는 것은 매년 발생한 현상인데,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기사도 있었다”면서 “지금도 바닷물은 맑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현지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이런 오해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재정비를 위해 6개월 간 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섬과 바다가 지저분하다는 이미지가 각인되면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을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송씨는 “다시 관광객을 받게 되더라도 오염 사진들을 떠올리며 이 곳에 오지 않을 수 있다”며 “1년 정도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보라카이 폐쇄로 당장 피해를 입는 우리 교민들은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보라카이에 거주하는 교민 800여명 중 여행 가이드는 350여명으로 추정된다. 기념품 가게나 마사지숍을 운영하는 교민까지 더하면 400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송씨는 “가이드들은 필리핀 다른 지역에서 일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를 내고 사업장을 운영하는 분들은 힘든 상황이 됐다”면서 “특히 은퇴 후 보라카이에 자리를 잡은 분들은 큰 고민에 빠졌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필리핀 중부 아클란 주의 보라카이 섬에는 지난해 2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갔다.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 두 달간 외국인 관광객 26만2,000여명이 보라카이를 찾았다. 이 중 한국인은 8만8,000여명으로 중국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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