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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인 외교관 내보내고 주요 포스트 공석 틸러슨의 구조조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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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인 외교관 내보내고 주요 포스트 공석 틸러슨의 구조조정 논란

입력
2017.11.26 17: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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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ㆍ히스패닉ㆍ여성 외교관 타깃으로 내몰고

주한 미 대사 등 핵심 고위급 자리는 공석 방치

“국무부는 공백 상태… 외교 경시하는 것” 비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강하게 밀어붙이는 국무부 구조조정 드라이브가 거센 논란에 직면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등을 타깃 삼아 베테랑 외교관들을 내모는가 하면, 고위급 당국자 자리는 공석으로 방치해 ‘미국 외교력의 약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틸러슨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1월 이후 고위급 외교 공무원 100여명이 떠났는데, 의도적으로 이들을 내쫓은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도 다른 편지에서 “바깥에선 글로벌 위기가 커지는데, 미국의 외교력은 약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엑손 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틸러슨 장관은 취임 초부터 “국무부는 비대한 관료조직”이라면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예산 31% 삭감 ▦내년 10월까지 정직원 2만5,000명 중 2,000명 감축 ▦고용 동결 등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해고되거나 한직으로 밀려난 이들은 대부분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여성인 고위급 외교관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슨 장관 취임 때부터 사임 압력을 받고 버티다 결국 9월 퇴직한 흑인 여성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전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가 대표적이다. 신문은 “국무부 내 인력 다양성이라는 가치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틸러슨 장관한테서 수차례의 대면보고 요청을 퇴짜 맞고 7월 사임의사를 밝힌 빌 A. 밀러 외교경호실장(차관보급)처럼 백인 남성들도 ‘사퇴 압력’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았다.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 포스트 상당수가 수개월째 비어있는 것도 문제다. 국무부 내 44개 고위급 정무직 가운데 채워진 자리는 10곳에 불과하다. NYT는 특히 북한 핵 문제를 담당할 주한 미 대사 자리가 10개월째 공석 중이라는 사실 등을 거론한 뒤, “현재 ‘톱 레벨’에서 일하는 ‘주니어 인력’(중간간부)들은 자신감도, 신뢰성도 부족하다. 국무부는 지금 공백 상태”라는 30년 경력 전직 외교관의 말을 전했다. 중요 사안의 책임자가 없는 이런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를 경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얘기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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