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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일 “객원보컬로 참여한 윤종신, 많이 울면서 녹음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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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일 “객원보컬로 참여한 윤종신, 많이 울면서 녹음했죠"

입력
2017.11.12 16: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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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엄마가 많이 아파요’

세상 떠난 어머니 생각하며 만들어

콘서트 때 눈물 쏟아 노래 멈추기도

“음악 호기심에 끊임없이 도전하니

젊은 세대와도 감수성 통하더군요”

그룹 공일오비의 장호일은 “팬들이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에 따라 연령대가 보인다”며 “‘텅 빈 거리에서’를 좋아하면 40대, ‘잠시 길을 잃다’를 좋아하면 20대다”라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그룹 공일오비의 장호일은 “팬들이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에 따라 연령대가 보인다”며 “‘텅 빈 거리에서’를 좋아하면 40대, ‘잠시 길을 잃다’를 좋아하면 20대다”라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그룹 공일오비(015B)의 노래는 숙성돼야 맛이 난다. 공개 직후엔 반응이 잔잔하다가 입소문을 타고 뒤늦게 갈채를 받는다. 2006년 선보인 ‘잠시 길을 잃다’는 Mnet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4’에서 너무 많은 참가자가 불러 아예 오디션 금지곡이 됐다. 2011년 발표한 ‘1월부터 6월까지’는 4년 후 MBC 음악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공일오비의 멤버 장호일(본명 정기원)은 “발매하자마자 사랑 받으면 좋은데, 몇 년 후 회자가 되니 우리끼리 종종 아쉬워한다”며 “데뷔 때부터 그랬으니 ‘원조 역주행’쯤 되겠다”고 웃었다.

14일 발매하는 발라드 ‘엄마가 많이 아파요’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이 객원 보컬로 참여한 ‘엄마가 많이 아파요’는 공일오비 형제 멤버(정석원·장호일)가 4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바치는 사모곡이다. 지난달 21일 열린 공일오비 데뷔 27주년 콘서트에서 마이크를 잡은 윤종신이 눈물을 쏟으면서 두 번이나 노래를 멈춰 발매 전부터 화제가 됐다. 공일오비가 신곡을 발표하기는 2012년 ‘80’이후 5년 만이다.

그룹 공일오비의 장호일은 “싱글 앨범을 하나씩 공개해 내년엔 이를 합친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그룹 공일오비의 장호일은 “싱글 앨범을 하나씩 공개해 내년엔 이를 합친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형제의 어머니는 2013년 12월 치료 불가능한 희귀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의사가 어머니의 남은 삶이 한달 밖에 없다 했을 때 형제는 마음의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4~5개월을 버티다 하늘의 별이 됐다. 장호일은 “곡에 ‘분당에서 다시 살게 해주고 싶었어’란 가사가 나오는데, (경기)분당에 살다 용인으로 가신 어머니가 분당을 그리워했다”며 “다시 돈을 벌어서 모시겠다고 했는데 결국 못 모셨다. 지금 어머니 묘지가 분당에 있다”고 말했다.

공일오비는 윤종신에게 보컬을 부탁하며 몇 번이고 망설였다. 윤종신의 어머니도 몸이 편치 않아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이라 다른 가수가 생각나지 않았다고 한다. 윤종신은 공일오비의 정규 1집 앨범부터 객원보컬로 활동했던 친밀한 사이다. 장호일은 “녹음할 때도 다들 우느라 일을 못 할 정도였는데, 공연장에서는 덜 할 줄 알았다”며 “윤종신을 데뷔할 때부터 봐왔는데 눈물 때문에 노래 못 부른 건 처음 봤다”고 말했다.

‘엄마가 많이 아파요’와 같은 정통 발라드 외에도 공일오비의 장르 스펙트럼은 다채롭다. 지난 27년간 발매한 곡을 되돌아 들어보면 변화의 흐름을 알 수 있다. ‘텅 빈 거리에서’, ‘신인류의 사랑’,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와 같은 1990년대 서정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리듬앤블루스(R&B) 곡 ‘잠시 길을 잃다’, 힙합과 일렉트로닉을 섞은 ‘실리보이’ 등으로 이어졌다. ‘잠시 길을 잃다’를 발매할 당시엔 팬들에게 “정체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음악의 원천인 호기심”이 끊임없이 이들을 도전하게 했다.

장호일은 젊은 세대와 융화하며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음악에 있어서 호기심과 감수성은 통하더군요. 패션을 좋아하면 내 옷차림도 신경 쓰게 되고, 새로운 옷을 입어보고 싶어지는 거죠. 감성은 억지로 따른다고 꺼내지는 게 아니잖아요. 자연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에서 도출됐다고 생각해요.”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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