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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초등생에 선행학습 대신 일찍 일어나는 힘 길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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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초등생에 선행학습 대신 일찍 일어나는 힘 길러주세요”

입력
2017.01.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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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 초등 교육과정 도입

한글 교육시간 2배 이상 늘고

수학은 이야기로 쉽게 설명

미리 배우고 오면 흥미 잃어

배변ㆍ급식ㆍ인사 예절 등

학교 적응 교육이 더 중요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상지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학교를 찾은 어머니와 자녀가 교실을 구경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상지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학교를 찾은 어머니와 자녀가 교실을 구경하고 있다. 뉴시스

초등학교 입학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부모들은 ‘학부모’가 된다는 설렘보다는, 자녀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지 공부는 얼마나 시켜서 보내야 할지 걱정이 산더미다. 예비 초등생 아들(6)을 둔 주부 최모(33ㆍ서울 강동구)씨는 “틈틈이 받아쓰기를 시키고 수학 과학 관련 수업도 얼마 전 새로 끊었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는 학습 준비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아침 8시30분쯤 일어나 어린이집에서 1시간30분씩 낮잠도 자는 아들이 아침 일찍 등교해 5교시까지 이어지는 학교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남은 한달 간 무엇을 준비하면 되는지 교육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새로 바뀌는 교과서, 걱정 마세요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작년과 다른 새 교과서로 배운다. 하지만 겁 먹을 필요 없다. 새 교육과정은 한글과 안전 교육 시간이 늘어난 것이 특징으로, 한글 읽기와 쓰기를 전보다 더 오랫동안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 속 한글교육이 약 55차시(차시는 시간의 의미, 초등 1차시는 40분 수업) 분량으로, 기존 초등 1,2학년 한글교육 시간(27차시)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또 수업 시간에 다양한 놀이를 통해 자연스레 한글을 익히도록 돕는다. 이미숙 인천 문학초등학교 교사(1학년 부장)는 “지난해까지는 한글 받아쓰기를 했었는데, 올해부턴 문장으로 하지 않고 간단한 단어만 하거나 아예 받아쓰기를 하지 않는 학교들도 많다”고 말했다.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과목은 수학. 하지만 1학년 1학기에 숫자 1~50을 배우고, 2학기에 51~100을 배운다. 또 덧셈 뺄셈은 계산해서 10 단위 숫자가 될 정도로만 하기 때문에 굳이 미리 공부할 필요는 없다. 특히 스토리텔링 기법이 적용된 1학기 수학은 친근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수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 법칙을 학습하게 하므로 아이들에게 크게 부담이 없다. 오용순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연구소장은 “사각형이나 원기둥 등 모양 알기, 10단위의 수 알기, 시계 보기 등 기본적인 수 개념을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데, 이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계를 보며 저녁식사 시간을 말할 수 있도록 하거나, 그림책 속 등장인물의 수를 세어보는 등 일상생활에서 수학을 접할 수 있는 정도로만 지도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모두 “선행학습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숙 교사는 “미리 공부하고 오는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쉽다고 생각해 오히려 집중을 안 하고, 교실 분위기를 망치기도 한다”며 “학교에서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오히려 수업 내용을 꼼꼼하게 챙기고 수업을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동화책을 읽으며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익혀두는 것은 좋다. 예컨대 통합교과의 주제 중 하나인 ‘학교’와 연관되는 책인 ‘산으로 들로 사계절 자연학교’를 읽거나, 사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나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과학분야의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잘 자기, 인사 잘 하기가 중요해요

어린이집에 다니는 예비 초등생은 아직도 오전 10시까지 등원해 낮잠을 자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초등학교는 오전 8시30분~50분 사이에 등교를 마쳐야 하므로, 아침 7시~7시30분 사이에 스스로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입학 한 달 전부터 기상 시간을 10분, 20분씩 앞당기고, 밤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올해부턴 1학년의 5교시 수업 시간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낮잠 습관도 고치도록 해야 한다. 새 교육과정에서 안전 교육이 강화돼 ‘안전한 생활’ 과목을 1,2학년에 걸쳐 64차시 배우게 되는데, 학교마다 수업 배분 시간이 다르지만 대부분 5교시 수업이 일주일에 하루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일주일에 2일 정도만 5교시 수업을 했다면, 3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등굣길은 가장 안전한 길 한가지를 정해 그 길로만 다닐 수 있게 알려주는 게 좋다. 또 인도로 다니기, 우측보행 하기, 횡단보도 건널 때 손을 들고 좌우 살피기 등의 교통 수칙은 반복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한다. 또 차가 많은 곳에서 친구와 장난을 치거나 낯선 사람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해야 한다.

딱딱한 걸상에 40분씩 앉아있기, 혼자 화장실 가기, 도움 없이 점심식사 하기도 부모들은 걱정이다. 하지만 3월 한달 동안은 교과 수업을 하지 않고 ‘우리들은 1학년’ ‘신나는 우리학교’ 등 각 시도교육청이 개발한 학교 적응 교재로 학교 생활을 충분히 익히도록 해준다. 교과서는 4월부터 배운다. 배변과 급식의 기본적인 사항은 가정에서 미리 설명해주는 것도 좋다. 조경희 시매쓰수학연구소 소장은 “유치원과 학교의 가장 다른 점은 쉬는 시간에 맞춰 화장실에 가는 것이라 종종 실수하는 학생들이 있다”며 “쑥스러워서 말을 못하는 아이들이 있으므로 ‘수업시간에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무조건 참지 말고 손을 들고 선생님께 이야기하면 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단체급식을 하는 만큼 편식 습관을 고치고 젓가락질 적응 훈련을 하면 좋다.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맺게 하려면 인사 예절을 잘 알려주고, 부모 스스로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오용순 소장은 “인사를 잘 하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고, 좋은 교우 관계를 이어나가는 바탕이 된다”며 “상황과 대상에 맞는 인사법은 반드시 가르쳐야 하고, 선생님 등 윗사람에 대한 예의범절을 익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구나 선생님에 대해 부모가 무심히 내뱉는 말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다. 이미숙 교사는 “학교 생활에 대해 부모가 부정적인 말을 하면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똑같이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가정에서 선생님 존중과 친구들에 대한 배려에 대해 자주 얘기해줘야 학교에서 조화롭게 잘 어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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