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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초만에 터져' 파노라마 선루프에도 에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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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초만에 터져' 파노라마 선루프에도 에어백

입력
2017.10.1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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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전복시 0.08초만에 에어백이 전개돼 선루프 밖으로 탑승자 이탈을 방지하는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이 국내서 첫 개발됐다.

18일 현대모비스는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히고 양산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는 이달 실차 시험과 내열 및 내진동 등 신뢰성 검증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을 양산차에 적용한 사례는 없었다. 자동차 파노라마 선루프는 차체의 루프를 특수 강화유리로 제작해 뒷좌석에서도 개방감을 즐길 수 있는 편의장치다.

미국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P&S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차량용 선루프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6조원에 이르며 2022년까지 연 평균 11%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파노라마 선루프 장착 차량의 경우 전복시 선루프 개방면으로 승객의 신체가 튕겨나갈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해당 연구를 수행해 왔다.

실제로 NHTSA이 지난 2000년에서 2015년까지 북미 지역에서 발생한 차량 전복 사고 기록을 집계한 결과 260여명 가량이 차량 루프면으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백 같은 보호 장치 없이 승객의 신체가 차량 루프로 튕겨나오면 머리, 목 등의 부위에 심각한 상해가 발생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 현대모비스 제공

선루프 에어백은 이 같은 상황에서 승객의 이탈을 원천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 모형의 더미를 이용한 실차 시험 결과에서도 에어백 전개시 승객의 이탈을 막고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시켰다.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은 선루프 내부에 장착돼 차량 후방에서 전방으로 전개된다. 측면 충돌시 차량 창문을 따라 길게 펼쳐지는 커튼 에어백의 모습과 비슷하다. 차량 전복으로 차량 회전각의 변화가 발생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인플레이터(에어백 가스 발생 장치)가 에어백을 전개시킨다. 가스로 부풀어 오른 에어백 쿠션은 0.08초만에 차량 루프면 전체를 덮어 승객을 보호한다.

선루프 에어백은 일반 에어백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해당 에어백은 선루프 장치 안에 들어 있어 선루프 제조시 에어백이 안정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사고시 선루프 스크린이 열려 있을 때와 닫혀 있을 때 각 상황에 맞게 안전하게 에어백이 전개돼야 한다. 선루프가 닫혀 있는 상황에서 차량이 전복되면 에어백은 선루프 유리와 차양막 사이를 가로지르며 전개된다.

이 같은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그동안 해외 에어백 제조사들도 콘셉 수준의 기술 개발에 머물러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개발 과정에서 총 11개의 특허를 출원해 기술 우위를 확보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올 6월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적 규모의 차량 안전 학회에서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발표했는데 미국 도로교통 관련 주요 기관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며 “프리미엄 SUV 차종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 첨단 에어백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파노라마 선루프의 내구성과 관련 문제는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14년 국토교통부는 파노라마 선루프 관련 국제기준 개정을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 ECE)를 통해 개진한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실험을 토대로 파노라마 선루프 전체 면적의 30∼70%를 차지하는 코팅 영역이 강도가 낮아 일반 유리보다 쉽게 파손된다는 결과를 주장했다. 또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파노라마 선루프 탑재 차량 55개 차종 65만대에 대해 제작결함이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듬해 바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던 파노라마 선루프 관련 국제기준은 현재까지 답보 상태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보호무역 정책으로 전환하며 해당 연구의 예산 승인을 핑계로 조사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김훈기 기자 hoon14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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