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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레 저그’ 품은 조던 스피스가 우즈를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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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레 저그’ 품은 조던 스피스가 우즈를 제쳤다

입력
2017.07.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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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스피스가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던 스피스가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 연합뉴스

전반 9개 홀에서 보기 4개와 버디 1개로 무려 3타를 잃고 뒷걸음칠 때까지만 해도 조던 스피스(24ㆍ미국)의 우승 가능성은 한 여름 밤의 꿈처럼 사라지는 듯 했다.

급기야 후반 13번 홀(파4)에서도 스피스의 티샷은 페어웨이를 한참 외면했다. 볼이 경사면수풀이 우거진 러프에 박힌 것.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었던 스피스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고 3번째 샷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마저도 볼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결국 스피스는 보기로 13번홀을 탈출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더블 보기, 최악의 경우 쿼드러플 보기 이상도 될 수도 있는 상황을 보기로 막았다고 평했다. 골프 저널리스트 댄 젠킨스는 “메이저대회 사상 가장 위대한 보기”라고 말했다. 이 홀에서만 30분을 허둥대는 사이 선두자리는 맷 쿠처(39ㆍ미국)의 차지가 됐다.

‘지옥에서 한 철’을 보낸 스피스는 그러나 14번 홀(파3)부터 제 모습을 되찾았다. 보란 듯이 버디-이글-버디-버디를 차례로 뽑아내며 쿠차를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184만5,000달러(20억6,000만원)와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았다.

조던 스피스. AP연합뉴스
조던 스피스. AP연합뉴스

15번홀(파5) 15m거리의 이글퍼팅으로 단독선두를 재탈환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퍼트의 달인’이라던 명성이 위기 때 빛을 발했다. 스피스는 “선두로 복귀할 때까지 몇 개 홀은 사실 정신이 없었다가 돌아왔다. 힘을 내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스피스가 만 24세를 불과 나흘 앞두고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디오픈ㆍ총상금 1,025만 달러) 정상에 우뚝 섰다. 스피스는 24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스포트의ㆍ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파70ㆍ7,156야드)에서 열린 제146회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5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기록,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로 2위 맷 쿠처를 3타 차로 제쳤다. 스피스의 시즌 세 번째, 통산 열한 번째 우승으로, 2015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US오픈을 잇달아 제패한 이후 2년 만에 거두는 세 번째 메이저 우승이다. 스피스는 특히 1979년 우승자인 세베 바예스테로스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고, 잭 니클라우스(미국) 이후 최연소 메이저 3승을 달성하게 됐다. 니클라우스는 1963년 PGA(미국프로골프)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3승을 기록했고, 그때 나이가 23세 6개월이었다. 2000년 24세 6개월에 메이저 3승을 거둔 타이거 우즈(41ㆍ미국)보다도 6개월이 빠르다.

스피스는 내달 PGA 챔피언십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성공하면 우즈와 니클라우스 등을 모두 뛰어넘는 역대 최연소 기록이다. 지금까지 남자골프 그랜드슬램은 1930년 보비 존스(미국)를 시작으로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이상 미국ㆍ1953년), 게리 플레이어(남아공ㆍ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ㆍ2000년) 등 단 6명에게만 허용됐다.

한편 중국의 리하오퉁(21)이 이날 버디만 7개를 잡는 '깜짝 선전'을 펼치며 최종합계 6언더파 단독 3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최근 연이어 컷 탈락 굴욕을 맛본 로리 매킬로이(28ㆍ북아일랜드)는 합계 5언더파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 3라운드에서 62타를 기록해 '마의 63타 벽'을 깨고 남자 메이저 대회 최저타수 기록을 갈아치운 브랜던 그레이스(29ㆍ남아공)는 이날 이븐파를 기록하며 공동 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3ㆍ미국)과 2위 마쓰야마 히데키(26ㆍ일본)는 이날 1번 홀에서 각각 더블보기와 트리플보기를 범하며 부진한 출발을 했다. 마쓰야마는 이내 타수를 만회해 2언더파 공동 14위로 대회를 마쳤으나, 존슨은 이후에도 몇 차례 보기를 더 만들며 공동 54위에 그쳤다.

재미동포 김찬(27)은 최종합계 3언더파 277타로, 디펜딩 챔피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등과 더불어 공동 11위를 기록하며 톱 10 진입에 실패했다. 4타를 줄이며 뒷심을 발휘한 강성훈(30)과 이븐파를 기록한 장이근(24)은 모두 최종합계 3오버파 283타로 공동 44위를 기록했고, 송영한(26)과 김경태(31)는 6오버파로 공동 62위에 머물렀다.

박진만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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