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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 노트] 큰 경기에 강한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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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 노트] 큰 경기에 강한 심장

입력
2017.01.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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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커제 9단

백 박영훈 9단

큰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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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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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2> 커제는 2016년을 끝으로 10대 시절을 마감했다. 다른 어떤 기록보다 세계대회 우승 4회는 화려하다. 열 달 넘게 세계 3관왕을 누렸고 지금도 홀로 세계 2관왕으로 빛난다. ‘세계 1위 커제’에 딴죽을 걸지 못하겠다. 앞 세대 세계 1인자 이창호와 이세돌도 10대 때 이 정도로 실적을 쌓지 못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구름 관중이 모여든 큰 경기에서 잘 이기기란 쉽지 않다. 색깔이 뚜렷한 바둑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힘과 두둑한 뱃심이 있어야 한다. 커제가 그러하다. 한국 1위 박정환을 보는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커제는 인터넷 바둑을 두며 실력과 정신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하루에 5~6판을 뒀다. 대부분 20초 초읽기 바둑이었다. 인터넷 바둑은 특히 수읽기가 빠르고 정확해야 이긴다. 생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큰 승부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심장’을 그때 훈련으로 만들었다. 졌을 때도 그것을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 연습을 하다보면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

박영훈은 오른쪽 백돌을 움직일 때 이겼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백 집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흑이 오른쪽 백돌을 모두 잡는다면 판세가 뒤집힌다.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박영훈은 마음을 놓지 않았다. 사는 데 초조해 하지 않았다. 흑3으로 휘두르는 칼을 백4로 당당히 받았다. 가운데로 나가면서도 뒤를 돌봤다. 백12로 쭉 뻗어 집 차이를 더 벌렸다. <참고도> 흑1로 끊으면 백2로 뚝 뛰어 건너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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