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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8할은] 토머스 울프의 소설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입력
2017.10.21 04: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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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목사에서 출간한 토머스 울프의 장편소설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 가리’
청목사에서 출간한 토머스 울프의 장편소설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 가리’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You can’t go home again)’는 미국 작가 토머스 울프가 1940년 발표한 소설의 제목이다. ‘천사여, 고향을 보라’ ‘때와 흐름에 관하여’ ‘거미줄과 바위’와 함께 울프의 4대 걸작으로 꼽힌다. 국내 소설가 이문열이 1980년 발표한 동명의 소설도 이 책의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진다.

대표작에 고향이란 주제가 반복되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울프는 평생 잃어버린 고향에 천착했다. 그 천착은 작품에 직간접적으로 투영돼 평론가들은 울프의 모든 소설을 사실상 자전소설로 본다.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는 미국 뉴욕대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유럽으로 훌쩍 떠난 작가가 방랑 생활을 마무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뒤의 삶을 소설로 쓴 것이다.

뉴욕의 소설가 지망생인 조지 웨버는 17세 연상이자 유부녀인 에스터 잭을 사랑하는 스스로를 괴로워하며 어느 날 도망치듯이 유럽으로 떠난다. 그러나 향수병을 견디지 못하고 1년 만에 돌아온 그는 친척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15년 만에 고향에 갔다가 변화된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1920년대 말, 전세계를 덮친 대공황의 영향으로 고향 역시 과거의 모습을 잃은 지 오래였다. 데뷔작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는 유명 작가가 되지만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의 상실감은 더욱 커져간다.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 등의 영향을 받은 울프는 시정이 넘쳐 흐르는 독특한 문체를 구사하는 작가로 유명했다. 그리고 이런 부류의 작가들이 흔히 그렇듯 번역서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해, 국내에는 1995년 청목사에서 ‘그대 다시는 고향에 못 가리’란 제목으로 출판된 것을 마지막으로 절판 상태다. 그러나 제목만은 남아 고향을 그리워하는 자들의 마음에 여전히 공명을 울리고 있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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