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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융지주 회장 CEO 선임 절차에서 빠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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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융지주 회장 CEO 선임 절차에서 빠져라”

입력
2017.12.13 17: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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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흥식 금감원장, 금융권에 경고

“특정인 겨냥 아냐” 선 그었지만셀프연임 원인으로 경영진 꼬집어

#2

“다양한 분야 경험 기회 주지 않고

부족하다 배제하니 현직만 남아

승계 프로그램으로 상시 평가를”

최흥식(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ㆍ금융부장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연임 생각이 있는 금융지주 회장들은 CEO 선임 절차에서 빠지라"고 비판했다. 금융감독원 제공
최흥식(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ㆍ금융부장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연임 생각이 있는 금융지주 회장들은 CEO 선임 절차에서 빠지라"고 비판했다. 금융감독원 제공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금융지주 수장들을 향해 “연임할 의사가 있다면 회장 후보 관리부터 추천에 이르는 모든 절차에서 빠지라”고 경고했다. 금융 당국 수장들이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한 발언의 수위를 갈수록 높이며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은 전체 금융지주회사들을 상대로 한 지배구조 점검에도 나설 방침이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ㆍ금융부장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제왕적인 금융그룹 회장 선임 과정과 지배구조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일단 “특정인이나 특정 금융지주회사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거대 금융지주의 CEO가 연임될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제도의 미비 탓보다는 그것을 운영하는 주체(경영진)와 부적절한 관행의 문제”라고 일갈했다.

특히 최 원장은 현직 회장의 기득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차기 회장을 뽑는 회장추천위원회에 연임 의사가 있는 (강력한 후보인) 현직 회장이 포함되는 등 모든 금융지주회사가 상식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시장에서 CEO 선임 과정에 ‘셀프 연임’이란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후계자를 될 싹을 아예 없애는 행태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금융지주마다 후계자 양성을 위해 힘쓴다고 하지만 실제 가동되는 프로그램은 없다”며 “계열사 대표 등 후보군에 은행, 증권, 보험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기회를 주지도 않은 뒤 경험 부족을 이유로 배제하면 결국 남는 것은 (현직 회장) 본인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승계 프로그램이 유력 후보들을 상시적으로 평가해야 위기 상황 시 지배구조가 안정적으로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예측 가능한 후보들이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회장이 되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낙하산 인사 논란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문제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됐다. 최 원장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선정하는 과정을 보면 회장과 경영진이 평가해 교체하는 등 (객관적) 평가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사외이사들이 주축이 돼 경영진을 견제하고 사외이사 (스스로) 후보도 추천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권 CEO가 스스로 가까운 분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이 있다”고 말한 것과 결을 같이 한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 공약인 ‘노동이사제’에 대해선 “선출된 사람이 노조의 입장만 대변하면 이사회 운영이 어려워지는 반면 근로자뿐 아니라 조직 전체를 생각하면 이사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CEO의 과도한 성과급 문제에 대해선 “일반 직원과 최고 경영진 간 인센티브 격차가 지나치게 큰 경우는 자제하는 게 좋다”고 꼬집었다.

최 원장은 나아가 “올해 일부 금융지주사에 대한 지배구조 검사 결과에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점을 발견했다”며 “조만간 모든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승계 프로그램과 지배구조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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