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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바꾼 시골 마을 이름…주민 힘으로 되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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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바꾼 시골 마을 이름…주민 힘으로 되돌렸다

입력
2017.02.2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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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서후면 자품리→재품리로 바꿔

경북 안동 서후면 자품리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 일제강점기 정해진 이름을 버리고, 일제 강점기 전까지 쓰인 마을 이름 ‘재품리’를 되찾았다.

26일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220여명이 사는 자품리는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 재품리(才品里)로 불렸다. 정확한 이름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조선시대 후기 때 재주가 뛰어나 학림송(鶴林松)이란 마을 사람이 16살 때 과거에 급제해 정6품 벼슬을 제수 받은 일을 기려 정해진 이름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은 재품리에서 인재가 많이 태어나면 식민 통치에 어려움을 생긴다며 발음은 비슷하지만 의미는 없는 자품리로 마을 이름을 강제로 바꿔 해방 뒤에도 사용했다.

마을 이름 유래를 알게 된 일부 주민들이 수년 전부터 마을 이름을 원상태로 되돌리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현판에 원래 마을 명칭을 바꾸고, 안동시의회에 마을 이름을 바꿔 달라고 요청하는 청원을 넣기도 했다. 결국 시의회는 최근 열린 제186회 임시회에서 관련 조례안을 개정하며 100여 년 전 이름을 되찾게 됐다.

주민 최대섭(64)씨는 "일제가 바꾼 이름을 주민 노력으로 되찾았다는데 마을 전체가 잔치 분위기이다"며 "우리 마을에서 훌륭한 인물이 많이 나와 옛 재품리 명성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정식 기자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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