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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진앙 최단 4.8㎞ 수험장 유성여고에도 수능 시작벨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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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진앙 최단 4.8㎞ 수험장 유성여고에도 수능 시작벨 울렸다

입력
2017.11.2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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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평온, 속은 긴장

23일 오전 경북 포항 북구 유성여고 앞에서 학부모들과 각 학교에서 나온 교사들이 시험실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23일 오전 경북 포항 북구 유성여고 앞에서 학부모들과 각 학교에서 나온 교사들이 시험실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우리 딸 시험 잘 봐~” “걱정마 엄마.”

23일 오전 8시40분 경북 포항 지진 진앙에서 4.8㎞ 떨어진 최단 거리 수험장 유성여고에도 어김없이 수능 시작벨이 울렸다. 시험이 시작된 이 학교 정문은 굳게 닫혔고, 학부모들은 문틈으로 교실을 지켜보며 여진 없이 무사히 시험을 마치기를 빌고 또 빌었다.

입실 전 이 학교 정문 앞 풍경도 일반 수험장과 다를바 없었다. 엄마가 수험생 딸을 부둥켜 안고 격려를 하면 딸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각 학교 교사와 학원 강사, 후배들이 나와 우여곡절 끝에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을 응원했다.

하지만 수험생 딸을 교실로 들여보낸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포항에서는 전날 밤인 22일 오후 10시15분 규모 2.0의 여진이 발생한 터여서 행여 시험 도중 지진이 일어날까 불안한 표정이 역력했다.

유성여고 앞 한 학부모는 “아이한테는 아무 걱정 말라 했지만 어젯밤 여진에도 깜짝 놀랐다”며 “수능 시간 중 지진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진앙에서 5.6㎞ 떨어진 포항여자전자고에서도 포항중여자고와 오천고, 포항여고 후배들이 초콜릿과 사탕, 핫팩을 선배들에게 나눠주며 응원했다. 일부 수험생은 이날 여진에 대비해 머리보호용 쿠션도 들고 서둘러 입실했다.

수험생인 두호고 김혜진(18ㆍ3년)양은 “일주일 전만해도 불안했는데 막상 시험 당일이 되니 불안감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고 동지여고 강진아(18ㆍ3년)양은 “지진관련 대응책 등을 잘 들어서 여진이 와도 잘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응원나온 포항중앙여고 권중모(56)교사도 “지진 발생 상황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수험생 상당수가 많이 진정됐지만 마지막까지 불안해하는 학생들이 있어 정서적인 안정감을 유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포항 시험장 12곳 중 진앙과 가까운 북구 고사장은 7곳이며, 이 가운데 지진 피해가 큰 4곳은 남구의 학교 4곳으로 대체됐다. 포항 지역 고사장 12곳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은 5,523명이다. 시험장마다 지진계가 설치됐고 소방ㆍ경찰을 비롯해 의사와 건축구조기술사까지 13명씩 배치됐다. 강한 여진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포항교육지원청에 비상 대기 중이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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