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MBC노조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노조원 업무 배제 지시"

알림

MBC노조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노조원 업무 배제 지시"

입력
2017.08.16 16:55
0 0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MBC판 블랙리스트를 총지휘했다”며 지난 2월 방문진의 ‘MBC 사장 후보 면접 속기록’을 16일 공개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MBC판 블랙리스트를 총지휘했다”며 지난 2월 방문진의 ‘MBC 사장 후보 면접 속기록’을 16일 공개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MBC 사장 후보 면접에서 MBC 노조원을 업무에서 배제할 것을 지시하는 정황이 담긴 자료가 공개됐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방송 파행 사태를 겪고 있는 MBC의 정상화를 위해 방문진 이사장과 이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힌 뒤 나온 자료라 파장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는 16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들이 노조원들을 ‘유휴 인력’, ‘잔여 인력’ 등으로 표현하며 (MBC사장 후보자에게) 업무 배제를 지시하고 향후 관리 방안 등을 물었다”며 지난 2월 방문진의 ‘사장 후보자 3인 면접 속기록’을 공개했다.

당시 이사회는 김장겸 MBC 사장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퍼졌고, 이에 반발한 구 야권 추천 이사 3명이 퇴장해 구 여권 추천 이사 6명만 참석한 채 3시간 47분 동안 진행했다. 속기록은 방문진 이사회 절차상 녹음한 내용을 토대로 방문진이 생산한 문서로, 언론노조 MBC 본부는 일부 발췌된 내용만 공개됐다.

언론노조 MBC본부가 공개한 속기록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 고 이사장은 “우리가 믿고 맡길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듣고 있다”며 “(노조원들을) 앵커로도 안 내세우고, 중요한 리포트도 안 시키고 그렇게 할 만한 여력이나 방법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사장 후보에 지원한 권재홍 전 MBC 부사장은 “경력기자 중에도 앵커 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며 “그런데 이렇게 (기존 기자들을) 쓰니까 자꾸 말이 나온다”고 답했다.

또 고 이사장이 “유휴 인력을 어디 쓸 데가 있으면 부사장님 말씀대로 참신한 경력기자들을 많이 뽑아서 일을 시키면 되는데, 그 유휴 인력을 해고할 수도 없고 원로원처럼 모셔놓을 수도 없다”고 말하자 권 전 부사장은 “그래서 지금까지 그런 유휴 인력을 경인지사에 많이 보냈고 강성 노조원들도 다른 일을 하도록 조치했다”며 “그런 자리는 충분히 더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저는 (사람을 쓸 때) 과거의 히스토리를 주로 본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노조 소속 여부나 파업 참가 이력에 따라 인력을 배치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김연국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MBC 사장 후보자 면접’은) 방문진 이사들과 사장 후보자들이 중대 범죄를 함께 모의한 자리”라며 “노조원들을 편향된 프로그램을 만드는 집단으로 매도했고, ‘MBC판 블랙리스트’를 공모하고 점검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속기록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들은 부당노동행위, 편성 개입,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 실정법 위반을 저질렀다”며 “검찰은 철저히 조사해 범법자들을 기소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사장의 첫 인사 때 구로구에 있는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발령받은 김수진 기자는 “복합기 한 대와 책상이 전부인 수용소에서 별다른 업무 없이 근태 체크만 당해 모멸감을 느꼈다”며 “사측이 주장하는 ‘새 정부의 공영방송 길들이기’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엄연한 피해자가 존재하는 위법행위로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김 기자는 2012년 파업 전 ‘뉴스24’, ‘뉴스투데이’ 등을 진행하다 파업 이후 5년 동안 취재를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속기록 내용을 토대로 고 이사장과 김광동, 유의선 이사, 권 전 부사장, 김 사장 등을 조만간 고소할 예정이다.

한편 MBC는 이날 오후 지난 9일 냈던 경력기자 채용 공고를 내부사정을 이유로 들며 철회했다. 언론노조의 주장에 대한 입장과 채용 공고를 중단한 배경을 묻기 위해 MBC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허유신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현재 취재기자, 카메라기자들이 제작중단에 돌입한 것이 언론노조의 지휘 아래 이뤄지는 합법적인 쟁의 행위라는 법률적 검토에 따른 판단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