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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역설… 거래 줄어드는데 집값은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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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역설… 거래 줄어드는데 집값은 껑충

입력
2017.12.11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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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6523건

8.2대책 나온 8월의 절반도 안돼

가격은 9월 상승 전환 뒤 급등세

강남4구, 8.2대책 이후 2.19%↑

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물은 줄고

똘똘한 아파트 수요는 점점 커져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엘스아파트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2억원에 거래됐다. 8ㆍ2대책 직후 거래가격(9월ㆍ11억~11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이상 오르며 이전 최고가(11억5,000만원)를 뛰어넘었다. 해당 평형 거래건수가 9월 7건에서 11월 3건으로 감소했는데도 가격은 더 올랐다. 현재 잠실엘스 전용 59㎡의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는 13억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59㎡도 7월엔 7억1,000만~7억4,500만원에 매매됐지만 지난달엔 8억원까지 올랐다. 호가는 이보다 5,000만원 높은 8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 아파트의 거래량도 8ㆍ2대책 직전인 7월 19건에서 지난달엔 3건으로 감소했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는데도 일부 지역에선 매매가격이 오히려 더 치솟고 있다. 거래량이 줄면 가격도 떨어졌던 그 동안의 거래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이상현상이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수요는 여전한 상황에서 결국 공급만 줄이자 오히려 가격만 오르는 ‘규제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가격상승 여력이 큰 ‘똘똘한 매물’ 선호심리가 강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10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부동산정보사이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6,523건을 기록했다. 8ㆍ2대책이 나온 지난 8월 거래량(1만4,710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그러나 한 때 주춤했던 집값은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전주대비)은 8ㆍ2 대책 후 5주 연속 떨어졌지만 9월 상승 전환한 뒤 11월27일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주간 상승률(0.29%)을 기록했다. 그 다음 주(12월4일)에도 0.26%나 올랐다.

특히 정부 부동산 규제의 타깃인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의 집값 상승률은 8ㆍ2대책 이후 2.19%나 올라, 서울 평균(1.20%)을 크게 웃돌고 있다. 송파구(3.90%)는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올랐다. 허명 부천대 교수는 “재건축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정부 규제로 거래 가능한 물량은 줄어든 반면 강남권 진입을 준비해 온 사람들은 대출규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 매수에 나서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의 B부동산중개업소 대표도 “집주인들은 집값은 결국 다시 오를 것이란 생각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데 비해 똘똘한 아파트를 잡으려는 수요는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라며 “드물게 나온 매물이 거래되면 호가가 매매가격이 돼 다시 호가를 높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달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아파트 경매의 평균 낙찰가율도 올 들어 최고치(107.0%)를 기록했다. 감정가가 100원인 매물이 107원에 낙찰됐다는 뜻으로, 그만큼 경매 인기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2차 e편한세상(전용 107㎡)은 감정가(9억6,6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비싼 11억8,999만원(낙찰가율 123.2%)에 새 주인이 결정됐다. 8월 강남3구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84.5%였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102.8%) 역시 이전 최고 낙찰가율(5월ㆍ101.5%)을 뛰어넘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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