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영업이익 4조3,673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4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도 1분기에 반도체만으로 11조원의 영업이익을 바라보고 있어 ‘반도체 코리아’를 이끄는 두 기업이 올해도 경이로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조7,197억원에 영업이익 4조3,673억원, 순이익 3조1,213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 매출액(9조276억원)과 영업이익(4조4,658원)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39%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77% 증가했다.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50.1%까지 치솟아 지난해 4분기의 자체 기록(49.5%)을 깨고 처음 50%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4분기 51.6%를 찍은 삼성전자와 큰 차이가 없는 영업이익률이다.
오는 26일 1분기 확정 실적과 함께 사업부문별 성적표를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매출 21조1,000억원, 영업이익 1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두 기업의 경영실적을 합치면 1분기에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약 30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영업이익으로 15조원을 쓸어 담은 셈이다.
1분기는 계절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적어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도 지난해 4분기보다 5% 줄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출하량은 10%나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것은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반도체 가격이 높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1분기에 D램은 전분기에 비해 평균 가격이 9% 상승했고, 낸드플래시는 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올해 중국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만 아직 미세공정 구현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북미와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서버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쾌청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으로만 연간 매출액 91조원에 영업이익 47조원, SK하이닉스는 매출액 38조원에 영업이익 18조원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최고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는 실적 전망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글로벌 시장의 D램 수요 증가율이 20%대 초반으로 예상된다”며 “D램은 10나노급 공정 전환을 가속하고, 낸드플래시는 고용량 모바일 제품과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생산 확대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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