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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노벨상 작가 임레 케르테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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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노벨상 작가 임레 케르테스 별세

입력
2016.04.0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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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레 케르테스.
임레 케르테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다룬 소설 ‘운명’ 등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헝가리 소설가 임레 케르테스가 31일 지병으로 부다페스트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86세.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케르테스는 14세 때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수감됐다가 이후 부헨발트 수용소로 이감돼 1945년 풀려났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기자와 번역가로 생계를 꾸렸다. 2차 대전 후 당시 헝가리를 집권한 공산당의 불신을 받는 가운데 다뉴브강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아파트에서 니체, 프로이트, 카네티 등의 책을 헝가리어로 번역했다.

카뮈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소설에 영향을 받은 그는 다른 사람들이 개인의 운영을 좌우하던 전체주의 사회 속 개인의 운명을 주로 작품으로 그려냈다. 대표작으로는 아우슈비츠의 만행을 폭로한 첫 장편소설 ‘운명’을 비롯해 나치의 학살을 고발한 ‘좌절’,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청산’ 등이 있다.

‘운명’은 나치가 헝가리 내 유대인 50만명을 학살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우여곡절 끝에 작품을 완성하고 10년만인 1975년에야 출판되었고, 그 후에도 공산당과 대중 모두에게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 케르테스는 헝가리 언론과 인터뷰에서 ‘운명’은 “야노스 카다르 정권에 대해 쓴 것이라며 1970년대에 헝가리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이 작품이 헝가리 현실을 조롱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케르테스는 노벨상을 받은 2002년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는 “사람들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내 병원에 아파 누워 있거나 형언할 수 없는 노동에서 10분 간 휴식이 어떤 것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처럼 거의 죽을 것 같은 경험에서도 또 다른 행복이 있었고 그 상황에서 살아 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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