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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치명상 입은 中, 美와 협상 재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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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치명상 입은 中, 美와 협상 재개 나서

입력
2018.08.16 18:36
수정
2018.08.16 20: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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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상무부 차관 美 방문 예정

전-현직 지도부 회의 직후 밝혀

“경제 타격에 대응 카드도 소진

시 주석 입지 약화 등 여파” 분석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과 중국이 이달 말에 무역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악화일로를 걷던 무역전쟁이 진정 국면에 들어설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협상은 중국의 내상이 상당하고 대응 카드도 소진됐다는 평가 속에서 열리는 만큼 사실상 판정패를 인정한 중국이 미국에 얼마나 진전된 양보안을 제시할 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인터텟 홈페이지를 토해 “왕서우원(王受文)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달 하순 미국을 방문해 데이비드 말파스 미 재무차관을 만나 무역 문제에 관한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무역보호주의 행태를 반대하고 어떠한 일방적 무역 조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대등ㆍ평등ㆍ상호신뢰의 기초 위에서 대화와 소통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번 협상은 미국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약세인 쪽은 중국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미중 양국은 지난 5~6월 세 차례 고위급 협상이 무위로 돌아간 뒤 상대국 수입품에 고율관세를 주고받으며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이후 중국은 증시와 위안화 가치 하락 등 경제적 타격과 함께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위상도 추락하는 등 갈수록 여파가 커지고 있지만 보복 카드는 상당 부분 소진한 상태다.

실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석달 새 8% 가까이 급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월의 연중 최고점 대비 24% 이상 폭락했다. 최근 발표된 1~7월 고정자산투자와 7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는 등 실물경기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이 쓸 수 있는 ‘실탄’도 사실상 소진됐다. 중국은 지난해 대미 수출액이 5,056억달러였고 대미 수입액은 1,304억달러였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이미 1,100억달러 규모의 보복관세 카드를 꺼내든 상황이라 미국이 추가 조치에 나설 경우 마땅한 대응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이 전ㆍ현직 지도부의 비밀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직후 미국과의 협상 재개 사실을 공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몽(中國夢)으로 상징되는 시 주석의 팽창적 대외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고, 경기 둔화 우려에다 불량백신 파동 등으로 여론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말 협상에서 중국이 한층 진전된 양보안을 제시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중국은 차관급 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양보 카드를 확인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16일 미국 관료들이 중국에 요구할 목록을 준비 중이며,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요구 중단 ▦미국산 제품의 시장접근을 방해하는 관행의 철폐 방안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위안화 환율을 무역전쟁 이전으로 돌려놓으라는 요구도 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하루 빨리 패배를 선언하고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고 전한 뒤 이번 협상 대표가 이전의 부총리ㆍ장관급보다 낮은 차관급인 점을 들어 “중국 지도부 입장에선 체면을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실무논의부터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그림 1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림 1그래픽=박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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