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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드 조사…막후 지휘 김관진까지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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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드 조사…막후 지휘 김관진까지 겨눈다

입력
2017.05.3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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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가운데), 한민구 국방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가운데), 한민구 국방장관. 연합뉴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고 고의 누락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고강도 조사가 결국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정조준했다. 청와대가 31일 김 전 실장에게 직접 경위를 파악하면서 전임 국가안보실장이 퇴임 직후 청와대에서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드 배치 결정부터 사드 장비 반입 과정까지 사드 배치 전체 과정을 지휘한 주역이 김 전 실장이기 때문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지난해 7월 사드 배치가 결정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도 불참할 정도로 국방부는 사드 배치 과정에서 수족 역할만 했다는 것이 국방부 안팎의 평가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만약 사드 배치 과정이 정상적인 외교 루트가 아니라 전임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과 미국측 간의 밀약 같은 성격이었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김관진 전 실장이 올 초 미국에 여러 번 갔던 일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김 전 실장에 대한 조사를 강력 시사했다. 이번 사드 보고 누락 사건에 대한 조사가 김 전 실장의 막후 행적까지도 살펴보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뜻이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직무 정지의 권력 공백 상태에서 올 초 두 차례나 미국을 방문해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하는 등 사드 장비 반입 시기를 앞당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드는 환경영향평가 등 여러 여건상 올 하반기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나흘 앞둔 3월 6일 밤 사드 발사대 2기가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국내 반입됐고 대선을 앞둔 4월 26일 성주에 일부 장비가 전격 배치됐다. 김 실장의 역할 없이 주한미군이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전 실장이 이처럼 대선 전 사드 배치에 속전속결로 나선 배경을 두고 여러 의혹이 나오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새 대통령이 당선되면 당연히 그때 처리하는 게 맞는데 왜 급격하게 했는가 (의심스럽다)”며 “김 전 실장이 록히드마틴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거 아닌가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간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돼 왔던 ‘김관진-록히드마틴 커넥션’ 의혹까지 염두에 두고 여당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사드 배치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 및 국회 청문회 등을 예고했던 더불어민주당 사드 특위도 본격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은 김 전 실장을 비롯한 전ㆍ현직 군 수뇌부에 대한 형사 처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군형법 제38조에 따르면 거짓 명령, 통보, 보고는 중범죄로 분류, 엄벌에 처한다”면서 “관련자는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소식통은 “새 국방장관이 임명되면 국회와 정부 차원의 사드 조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지금으로서 김 전 실장이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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