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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야, 문재인 ‘북핵 2단계 접근법’에 회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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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야, 문재인 ‘북핵 2단계 접근법’에 회의감

입력
2017.06.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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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언론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미 국무부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언론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미 국무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승부수로 던진 ‘북핵 대응 2단계 접근법’에 미국 조야가 일제히 회의적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국무부가 “미국 입장은 바뀐 게 없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주요 한반도 전문가들도 ‘현실을 무시한 구상’이라고 비판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2단계 접근법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견해를 묻는 질문에 “우리 입장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대화를 하려면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미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북한도 핵ㆍ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는 인도 주재 북한대사 발언도 일축했다. 이어 “북한은 미국이 그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국무부의 이날 언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도 전에 문 대통령 구상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대한의 부정적 반응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판적 평가가 잇따랐다. 핵ㆍ미사일 도발 중단을 전제로 대화를 시작하는 건 북한에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석좌연구위원은 “북한 김정은이 문 대통령 제의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고, 설령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 의사를 확인하려면 단순한 성명 발표 이상을 뛰어넘는 구체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위원과 수미 테리 바우어그룹 이사가 워싱턴포스트에 공동명의로 기고한 칼럼.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위원과 수미 테리 바우어그룹 이사가 워싱턴포스트에 공동명의로 기고한 칼럼.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각각 한반도 책임자와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위원과 수미 테리 바우어그룹 아시아 담당 이사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공동명의로 게재한 칼럼에서 대북 협상은 시간낭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반관반민’(1.5트랙) 성격으로 스웨덴에서 열린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과의 접촉 결과를 소개하며, “북한은 비핵화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에 따르면 미국 참석자들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지원과 체제안정도 보장될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북한 인사들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과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를 예로 들며 ‘핵무기 보유만이 체제를 지켜준다’고 반박했다. 또 ‘핵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을 받은 뒤에나 대화가 가능하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클링너 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의 ‘괴뢰’로 부르며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한국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했다”며 “문 대통령이 이미 실패한 ‘햇볕정책’을 답습한다면 큰 좌절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21일 “북한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경제에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이라며 ‘국가비상법’을 근거로 북한에 설정된 기존 경제제재를 1년 더 연장한다고 의회에 통보하는 등 대북 강경책을 이어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22일 워싱턴에 위치한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영원히 포기할 때까지 경제ㆍ외교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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