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팬택 법정관리 수순… 협력사 줄도산 어쩌나

알림

팬택 법정관리 수순… 협력사 줄도산 어쩌나

입력
2014.08.09 04:40
0 0

이달 갚아야 할 돈 500억원 채권단·이통사 지원 끊겨

1차 협력사만 550개사 밀린 대금도 일체 못 받아

협력사 줄줄이 쓰러지면 휴대폰 업계 전반에 후폭풍

법정관리 위기에 놓여 있는 팬택의 주력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업.
법정관리 위기에 놓여 있는 팬택의 주력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업.

기업개선절차(워크아웃) 연장에 들어간 팬택이 결국 다음주 초에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더 이상 채권은행단 지원이 중단되고, 이동통신업체들의 추가 주문도 없는 상태에서 버티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팬택 스마트폰에 지급되던 보조금까지 지난 7일 끊기면서 팬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협력업체들의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고 국내 스마트폰 생산망 전반이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다음주 초인 11일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할 방침이다. 팬택 관계자는 “11일 만기 도래하는 협렵업체들에 지급한 어음 약 200억원을 막을 길이 없다”며 “11일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만기 도래하는 어음까지 합치면 팬택에서 이달에 갚아야 할 돈이 500억원을 넘어간다.

여기에 이통사들은 7일 이후 팬택 스마트폰에 지급하던 보조금 마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여력이 없는 팬택이 먼저 제조사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이통사들도 함께 중단한 것.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재고 처분 차원에서 대형 대리점에만 10만원 이상의 팬택용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판매점까지 내려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완전 중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당장 떠안고 있는 팬택 재고를 소진하려면 보조금을 지급할 수 밖에 없다”며 “이통사들은 대리점에 보조금을 내려 보내지만, 판매점에 지급하는 문제는 대리점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이 보유한 팬택의 스마트폰 재고는 약 50만대. 이통사들은 재고 물량이 소진 될 때까지 팬택에 추가 주문을 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팬택은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다. 팬택 관계자는 “6,7월에 27만대의 팬택 스마트폰이 팔렸다”며 “그만큼 이통사 들은 재고물량이 줄었으니 13만대만 추가 주문해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팬택의 1차 협력업체들도 마지막 카드로 팬택에 법정관리 신청을 적극 요구했다. 협력업체 대표인 홍진표 하이케이텔레콤 사장은 “시간을 끌수록 협력업체들만 힘들어 진다”며 “더 이상 방법이 없다면 팬택에게 최후 카드로 법정관리를 빨리 신청하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팬택과 협력업체들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정부가 관심을 갖을 것이라는데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팬택보다 협력업체들이 더 힘들어진다. 법원이 팬택의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이면 법정관리 기간 팬택의 모든 채무가 동결돼 협력업체들도 그 동안 밀린 대금을 일체 받지 못한다. 홍 대표는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순간 협력업체들도 2,3차 협력업체에 줄 대금이 없어서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파장은 삼성전자, LG전자에까지 미칠 수 있다. 팬택의 1차 협력사 550개 가운데 순전히 팬택에 단독 납품하는 업체는 150개사 뿐이다. 나머지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협력업체이기도 하다. 협력업체들에 따르면 2,3차 협력업체들은 삼성과 LG 의존도가 더 커서 팬택용 자재 납품 비율은 10~20%에 불과하다. 즉, 팬택의 법정관리로 1, 2, 3차 협력업체들이 쓰러지면 삼성전자, LG전자 등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 휴대폰 산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따라서 팬택과 협력업체들은 당장 3,4개월 돌아갈 운용자금만이라도 채권은행단에서 지원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홍 대표는 “1,000억~2,000억원 가량을 채권은행단에서 지원해주면 급한 불을 끄고 팬택과 협력업체들이 3,4개월 동안 해외 판매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채권은행, 이통사,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