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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한 민주당, 꼼수의 한국당” 추경 후폭풍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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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한 민주당, 꼼수의 한국당” 추경 후폭풍 거세다

입력
2017.07.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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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 26명이나 표결 불참

한국당은 한때 집단 퇴장

“구태정치 언제까지” 우려 시선

여야간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추가경정예산이 22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한때 정족수 부족으로 표결이 지연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여당의 안이함과 제1야당의 정략적 행태가 고스란히 노출된 결과여서 여야 모두 상처만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22일 오전 9시 30분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3당이 합의한 추경안 처리에 나섰다. 당초 3당은 이날 새벽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추경 반대 입장을 고수한 자유한국당이 본회의에는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간을 연기한 것이다.

그러나 추경 처리가 순조롭게 보였던 본회의에선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여야 의원들의 찬반 토론이 끝난 오전 10시50분쯤 정세균 국회의장이 투표 개시를 선언했지만 장제원 김현아 의원을 제외한 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면서 재석 의원 숫자가 146명으로 의결 정족수(150명)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소속 의원 120명 중 4분의 1에 가까운 26명이나 불참해 자칫하면 추경 처리가 불발될 수 있는 상황에 몰렸다. 민주당은 부랴부랴 한국당 설득에 나서 결국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표결에 참석하면서 오전 11시 54분쯤 추경안이 겨우 국회를 통과했다. 재석 의원 179명 중 찬성 140명, 반대 31명, 기권 8명이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추경 처리를 위해 본회의에 참석하기로 해 놓고선 일방적으로 퇴장했다며 한국당에 화살을 돌렸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의 태도는 어처구니가 없다”며 “함께 저어야 할 노를 혼자 젓지 않고 갔는데, 배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모양처럼 되는 상황에서 줄행랑을 친 것”이라고 비난했다. 원내 지도부는 한국당의 꼼수에 당해 뒤통수를 맞았다며 억울해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야당이 반대토론만 참여하고 표결에 불참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만큼 여당 원내 지도부가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원내 지도부는 “불참한 의원 대부분이 의원 외교 차원에서 해외에 나간 경우”라고 해명했으나 추경의 시급함을 강조하며 처리를 밀어붙인 모습을 감안하면 궁색한 변명이란 지적이다. 이 때문에 추경 처리의 일등 공신인 우원식 원내대표는 오히려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 세례를 받으며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박 수석부대표는 “당 소속 의원 모두가 본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고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정기국회를 앞두고 의원들 기강확립을 분명히 세우는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고 더욱 엄격히 관리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제1야당인 한국당도 꼼수 정치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한국당은 “애초 본회의에 참석하겠다고 한 것이지 표결까지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교묘한 말장난으로 정치적 신의를 저버렸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구태의연한 모습이 향후에도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를 반영하듯 정세균 국회의장은 본회의 추경 처리 직후 “우리는 정당의 당원이기 이전에 국회의원”이라며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ㆍ감독하기 위해 있는데 정파적인 이해관계를 노출시킨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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