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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도 ‘무지개빛’ 퀴어축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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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도 ‘무지개빛’ 퀴어축제 열렸다

입력
2017.10.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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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다툼 등 우여곡절 끝에 개최

반대단체 맞불집회 물리적 충돌 없어

28일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성소수자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사진은 퀴어문화를 상징하는 무지객색 천을 내건 축제장 입구. 김영헌 기자
28일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성소수자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사진은 퀴어문화를 상징하는 무지객색 천을 내건 축제장 입구. 김영헌 기자

성 소수자의 문화행사인 퀴어문화축제가 개최 장소를 놓고 법적 소송까지 벌어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제주에서 처음 개최됐다. ‘동성애 반대’를 내세운 단체들의 맞불집회까지 열리면서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28일 오전 11시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성소수자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퀴어옵써예(오세요라는 제주어)’를 주제로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열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차별과 혐오의 문화를 극복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날 퀴어문화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과 천들이 설치된 행사장에서는 퀴어영화제, 성소수자 부모모임, 대학생 소수자 모임 연대 등이 30개의 부스를 운영했고 장기자랑, 토크콘서트, 퀴어 행진 등이 이어졌다.

이날 조직위는 개회선언문을 통해 “이제 첫 발걸음 내딛었다. 우리의 작은 발걸음이 모여 내년에 또 다른 누군가의 발걸음을 불러올 힘이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제주동성애반대대책본부, 제주사랑청년연합회, 한국부인회 제주시지회 등 10여개 단체들도 퀴어 행진이 진행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맞불집회를 벌였지만 축제 참가자들과 충돌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축제장인 신산공원과 퀴어 행진 코스인 제주시청 주변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력 300명이 배치됐다.

이번 축제는 개최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축제조직위는 신산공원을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 행사장으로 사용하겠다는 장소 사용 승인서를 지난달 27일 제주시에 제출했고, 시는 다음날 사용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시는 축제에 대한 반대민원이 있다는 이유로 지난 17일 민원조정위원회를 개최했고, 회의 결과 장소 사용 철회로 결론이 내려지자 다음날 장소 사용 취소를 결정했다.

이에 조직위는 제주시가 장소 사용을 번복한 것은 성소수자 차별이라며 법원에 ‘장소 점용 허가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다툼까지 벌어졌다. 결국 법원은 축제 하루 전날인 지난 27일 “도시공원법 등 관계 법령에는 이용자들의 성적 취향 등만을 이유로 도시공원 사용을 제한 또는 금지하는 것을 허용하는 규정이 없다”며 조직위의 손을 들어주면서 제주에서도 첫 퀴어축제가 열렸다.

퀴어축제는 서울, 대구, 부산 등에서는 이미 열리고 있지만 이들 지역에서도 축제 개최를 반대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아 갈등을 겪고 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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