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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도 하고 야경도 보고… 하늘열차에 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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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도 하고 야경도 보고… 하늘열차에 반했어요

입력
2015.07.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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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모노레일 이벤트열차 성공적

하늘미팅 참가 미혼남녀 24쌍, 77분 운행 끝에 17쌍 '애프터' 신청

체험학습·단체관광객 대상 임대

하늘미팅 참가자들이 커플을 정한 뒤 담소를 나누도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하늘미팅 참가자들이 커플을 정한 뒤 담소를 나누도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하늘열차,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람을 실어 나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선남선녀들의 미팅이나 기업체 회의장소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8시 대구 중구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들바위역. 30분 전부터 하나 둘 모여든 24명의 미혼남성들이 칠곡경북대병원행 열차 승강장에 서성거렸다. 남자 1호, 남자 2호 등의 번호표를 받아 든 이들은 잠시 후 전동차 앞 유리창에 ‘사랑은 하늘열차를 타고’ 플래카드가 붙은 열차가 도착하자 차례로 탑승했다. 대구지역 한 웨딩업체가 주최한 ‘하늘미팅’에 참가자들이다.

8시3분 건들바위역을 출발한 전동차는 무정차 통과한 뒤 남산역에 섰다. 승강장에는 원피스나 핫팬츠 등을 차려 입고 한껏 멋을 낸 24명의 미혼여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전동차에 올라탄 여성들은 먼저 타고 온 남성 참가자 반대편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참가자들은 공기업직원이나 공무원 등 사회인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했다.

사랑의 하늘열차가 출발했다. 남녀 참가자들은 서로 탐색전에 돌입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첫눈에 마음 속으로 자신의 파트너를 찍은 참가자도 다수 있는 것 같았다. 어색한 분위기는 주최측이 마련한 간단한 마술쇼와 자기소개 등으로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분위기가 살아나자 본격적인 파트너 찾기 게임이 시작됐고 24쌍의 커플이 정해졌다. 진행요원이 하나 둘 참가자들의 번호를 부를 때마다 전동차 안에서 작은 탄성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커플이 정해지자 본격적인 데이트가 시작됐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대구의 야경을 감상하며 꿀 같은 시간을 보냈다. 일부 성급한 커플은 본격적인 ‘호구조사’에 열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

하늘미팅장으로 변신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이날 논스톱으로 칠곡경북대병원을 지나 차고지에서 회차한 뒤 수성못역에 하차했다. 운행시간은 77분. 공사 측은 다른 열차와 겹치지 않도록 운행간격을 조정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시도한 전동차대여사업은 3량 1편성을 이용하는 데 편도 35만원, 왕복 62만이다. 용지역에서 칠곡경북대병원까지 풀코스로 달리면 편도 48분, 왕복 1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기존 운행열차와 별도로 추가로 투입하는 노선이다. 무정차 통과에다 도심관광 등을 고려해 다른 정규편성 열차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운행속도를 적절히 조절했다.

첫 하늘미팅은 대성공이었다. 이날 미팅에 참가한 24쌍 중 17쌍이 ‘애프터’를 기약했다. ‘여자 1호’는 “설사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찾지 못해도 대구의 야경을 방해 받지 않고 실컷 즐길 수 있었다”고 즐거워했다. 상당수 참가자가 3호선을 처음 타 보았으며, 대부분이 “앞으로 3호선을 자주 타게 될 것 같다”고 해 하늘열차 홍보에도 톡톡히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대구도시철도 관계자는 “도시철도 대여는 3호선을 홍보하고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시작했다”며 “각종 단체와 어린이 체험학습,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에 3호선 대여 제도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민규 엠플러스한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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