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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과 리드는 왜 중요한가?

입력
2017.03.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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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신문 기사를 읽는 데 있어서 헤드라인(기사의 제목)과 리드(기사의 첫 단락)의 상관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신문 지면을 제작하는 편집자는 짧은 시간에 수많은 기사의 제목을 달고 편집을 해야 하는데, 기사 전체를 다 읽고 편집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리드에 담긴 요지를 함축해서 기사의 제목으로 표현한다. 리드는 곧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편집자 사이에 일종의 교신 수단인 것이다.

영자 신문 기사는 우선 결론을 먼저 밝히고 총론을 설명하는 내용의 중요도에 따라 순서대로 사실을 전개한다. 논문이나 전문 서적과는 달리, 신문 기사는 역피라미드(reverse pyramid) 방식을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우선적으로 배치한다. 즉 편집자의 관점에서 지면이 한정돼 있어 기사의 뒷부분을 잘라내더라도 독자들이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기사가 작성된다. 다음의 예시를 보자.

[헤드라인]

Catholic University to expel gay Filipino

[리드]

A homosexual Filipino student is on the brink of expulsion from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in Bucheon, Gyeonggi Provice because of his sexual orientation.

영자 신문에서 독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30~32단어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는 저널리즘 스쿨의 이론이 있다. 기사 작성 지침서인 AP Stylebook 등에서도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예시로 든 리드는 25단어로 구성되어 있어 32단어 미만이다. 이 리드의 키워드는 homosexual Filipino student와 face explusion이다. 경기 부천시 소재 가톨릭대학교의 필리핀 유학생이 게이라는 이유로 퇴교 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는 내용이다.

이 리드만 읽어도 학생이 게이라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의견, 학교 생활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학생, 우리나라 게이 그룹의 지지 성명, 학교의 입장, 한국과 필리핀의 문화적 차이 등을 떠올려 볼 수 있고 한국에서는 게이 문화가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고 있음을 연상할 수 있다. 즉 25개 단어만 읽더라도 기사의 전개 방향 등 내용의 약 70%를 파악해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리드를 압축해 놓은 것이 헤드라인이고 헤드라인을 풀어놓은 것이 리드이다. 헤드라인과 리드는 마치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 관계에 있다.

영자 신문 구독 시 1단계로 사진을 보면서 사진 설명(caption)을 읽고, 2단계로 기사의 헤드라인을 읽는 법을 알고, 3단계로 기사의 리드 읽는 방법을 터득하면 영자 신문 읽기에 큰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안성진 코리아타임스 어학연구도 책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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