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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뛰어든 KT “콘텐츠 이용료를 창작자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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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뛰어든 KT “콘텐츠 이용료를 창작자 손에”

입력
2018.02.27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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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일 블록체인센터장

거래 이력 조작 못해 안전한 기술

유튜브 같은 플랫폼 없이도 유통

최종목표는 망 사업자 가치 찾기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서영일 KT 블록체인 센터장이 KT의 블록체인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 센터장은 “통신사가 제공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블록체인으로 지금의 네트워크가 가진 한계점을 극복, 다양한 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KT 제공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서영일 KT 블록체인 센터장이 KT의 블록체인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 센터장은 “통신사가 제공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블록체인으로 지금의 네트워크가 가진 한계점을 극복, 다양한 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KT 제공

“KT의 블록체인망이 완성되면 현재 구글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대부분 가져가는 콘텐츠 이용료를 창작자에게 되돌려주게 될 것입니다.”

올해 1월 1일 KT가 새로 만든 ‘블록체인 센터’의 최고 책임자인 서영일(49) KT 블록체인 센터장(상무)은 26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데이터 주권이 창작자와 이용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 센터장은 “지금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들은 사실상 무제한으로 복제돼 진정한 가치가 창작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며, 랜섬웨어 등 각종 사이버 공격에 수시로 노출된다”며 “신뢰와 안전이 보장되는 블록체인이야말로 현재 네트워크의 한계를 극복할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 석사 학위 취득 후 1996년부터 KT 융합기술원에서 근무해 온 그는 한국블록체인오픈포럼, 한국블록체인학회 위원장을 역임한 국내 최고 블록체인 전문가 중 한명이다.

서 센터장은 KT만의 블록체인망이 갖춰진 이후의 변화에 대해 “유튜브에서 1억 뷰, 2억 뷰 스타가 속속 탄생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구글이고 정작 창작자에게는 광고료 몇 푼만 주어진다”며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선 내 데이터가 언제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전달되고 활용되는지 투명하게 기록되고 데이터를 준 대가가 암호화폐(코인)로 자동으로 쌓이기 때문에 공평하고 정당한 부의 분배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영상 콘텐츠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자료를 수집해야 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도 했다.

블록체인은 거래 이력을 거래 참여자들이 나눠 갖는 방식으로 거래의 신뢰와 안전성을 담보하는 기술이다. 지금은 A가 B에게 100원을 송금하면 이 거래의 신뢰를 담보해 주는 건 은행이고 은행이 모든 거래 내역을 관리한다.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A와 B 사이의 거래를 암호화한 데이터가 담긴 블록이 생기고 이 블록은 새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생성되는 다른 블록들과 사슬처럼 묶인다. 거대한 블록 묶음은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분산돼 저장된다. 누군가 해킹으로 거래를 조작하려 해도 수많은 곳에 뿌려져 있는 복사본들과 수시로 대조되기 때문에 위ㆍ변조를 걸러낼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은행 같은 제3의 거래 중개자가 없으니 과도한 수수료를 떼일 일도 없다.

물론 KT의 최종 목표는 인터넷 망 사업자가 ‘덤파이프’(Dump Pipeㆍ단순전송수단)로 전락하며 빼앗긴 망 운영 주도권을 되찾아 오는 것이다. 덤파이프란 표현은 매년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과 유지보수에 수조원씩 쓰는 건 통신사지만, 그 네트워크를 이용해 돈을 버는 건 인터넷 사업자라는 통신사의 딱한 처지를 조롱하는 투의 꼬리표다. 서 센터장은 “완성도 높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상용화한다면, 통신사는 단순히 사업자의 서비스를 전송하는 역할에서 그 가치를 전달하는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KT는 블록체인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 리플도 초당 처리 건수가 1,500개에 그친다. 비자카드가 초당 2만4,000건을 처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블록체인 기술은 초기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통계청 발표 기준으로 KT 블록체인 특허 출원 건수은 12건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많은데 대부분 블록체인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이다. 서 센터장은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세계로 연결해 주는 고속도로와 같다”며 “빠르게 기술을 고도화해 다양한 산업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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