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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승기] 르노삼성 SM3 Z.E. ‘편안하게 즐기는 EV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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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승기] 르노삼성 SM3 Z.E. ‘편안하게 즐기는 EV 세단’

입력
2018.02.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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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세단형 전기차, SM3 Z.E.를 제주도에서 만났다
르노삼성의 세단형 전기차, SM3 Z.E.를 제주도에서 만났다

2011년, 르노삼성은 SM3를 기반으로 개발된 전기차 ‘SM3 Z.E.’을 선보였다. 이 차량들은 초기 인프라 확보가 용이한 정부기관 및 관공서에 우선 공급된 후 2012년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2018년 2월 현재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테슬라 모델 S를 제외하면 유일한 세단 모델이라는 특성과 데뷔 초부터 전기 택시 시장을 공략한 덕에 그 명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7년 말, 르노삼성은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를 213km까지 늘린 ‘2018 SM3 Z.E.’를 선보였고 2018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하며 강력한 경쟁자 사이에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연히 제주를 찾을 일이 생겼고, SM3 Z.E.를 만나게 되었다.

르노삼성은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제주도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르노삼성은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제주도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렌터카로 만나는 르노삼성 SM3 Z.E.

솔직히 말해 개인적으로는 주행 거리를 213km까지 늘린 2018 SM3 Z.E.를 시승해보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차량을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택한 것이 제주도에 많은 ‘렌터카’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SM3 Z.E. 기본 모델을 시승하는 것으로 했다.

참고로 주행의 초반에는 1회 충전 시 135km의 주행 거리를 가진 차량인 만큼 내심 불안한 감도 있었다.

SM3 Z.E.는 깔끔하면서도 거부감 없는 르노삼성 고유의 디자인이 돋보인다
SM3 Z.E.는 깔끔하면서도 거부감 없는 르노삼성 고유의 디자인이 돋보인다

깔끔한 외형에 하이라이트를 더하다

르노삼성 SM3 Z.E.는 사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전기차들과는 사뭇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차량이다. 근래의 전기차들은 모두가 전기차 전용의 플랫폼과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차량인데 SM3 Z.E.는 어디까지나 르노삼성의 준중형 세단, ‘SM3’를 기반으로 개발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외형에서 명확히 느낄 수 있다.

배터리 등으로 인해 4,750mm으로 늘어난 전장이 다소 차이가 있으나 1,810mm의 전폭, 1,460mm의 전고는 물론이고 2,700mm의 휠베이스도 기존의 SM3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깔끔한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 그리고 특유의 매끄러움이 돋보이는 루프 라인과 캐릭터 라인의 볼륨감은 여전하다.

독특한 후면 디자인은 SM3와의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독특한 후면 디자인은 SM3와의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사실 SM3 Z.E.의 외형을 보면 특별한 다지인 요소라 할 수 있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프론트 펜더 뒤쪽에 자리한 충전 소켓 등을 제외하면 기존의 SM3의 디자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에 대한 호불호는 상당히 극명하게 갈린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이런 디자인은 두 가지 반응을 낳는다. 하나는 익숙하고 편한 감정이고 또 하나는 ‘특색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SM3의 디자인이 대중들에게 거부감이 없는 디자인이며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독특함은 분명 기억에 선명하게 남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자인 전반에 걸쳐 ‘시간’이 느껴지는 점은 분명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프랑스 고유의 여유가 돋보이는 실내 공간은 깔끔하면서도 정갈하다
프랑스 고유의 여유가 돋보이는 실내 공간은 깔끔하면서도 정갈하다

SM3의 DNA를 느끼는 실내 공간

SM3 Z.E.의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SM3의 것을 그대로 차용한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많은 기자, 리뷰어들이 말하는 ‘프랑스의 감성이 느껴지는 실내 공간’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부드러운 곡선이 담긴 대시보드는 물론이고 팝업 스타일의 디스플레이 패, 차분하고 기능적으로 배치된 센터페시아는 여느 SM3와 완벽히 일치된 모습이다.

다만 전기차의 감성을 강조하는 디자인 요소도 있다. 먼저 센터페시아 중단부터 조수석 대시보드 끝까지 이어지는 인테리어 패널을 푸른 계열의 컬러로 장식한 것이다. 이를 통해 ‘청정 에너지’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전기차의 특성 등을 고려한 전용 계기판을 적용하여 배터리 잔량 등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공간은 고급감은 떨어지지만 SM3 고유의 편안함과 보편성이 돋보인다
실내 공간은 고급감은 떨어지지만 SM3 고유의 편안함과 보편성이 돋보인다

기자에게 준중형 차량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생각보다 SM3를 언급하는 일이 많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역시 부담이 없으면서도 ‘무난함과 편안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SM3 Z.E. 역시 이러한 특성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먼저 1열 공간의 경우 낮은 대시보드 덕분에 시트 포지션이 더욱 높게 느껴지는 점은 아쉽지만 시트의 기본적인 구성이나 착좌감은 지극히 편안하고 군더더기 없다. 레그룸에 대해서도 체격이 큰 운전자라도 큰 불편함이 없다. 고급스러운 매력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동 수단’으로서는 제 몫을 다하는 것이다.

2열 공간은 2,700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만족스러운 여유를 더한다
2열 공간은 2,700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만족스러운 여유를 더한다

2열 공간도 나쁘지 않다. 준중형 모델이지만 체격이 큰 성인 남성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헤드룸과 레그룸을 마련했다. 덕분에 SM3 Z.E.는 데뷔한지 제법 오래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는 2열 공간을 제시한다. 다만 시트 및 공간의 고급감이 다소 부족한 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한편 SM3 Z.E.의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적재 공간에 있다. 배터리 패키지의 빠른 교체 등을 고려하여 2열 시트 뒤쪽으로 배치한 탓에 적재 공간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패키징 덕분에 2열 공간은 기존 SM3와 같지만 적재 공간의 손실이 상당하다. 실제 기내용 캐리어 하나와 화물용 여행 캐리어 하나를 넣으면 트렁크 공간이 꽉 찬다.

이전의 것이지만 르노삼성 고유의 디자인이 반영된 프론트 그릴은 익숙하다
이전의 것이지만 르노삼성 고유의 디자인이 반영된 프론트 그릴은 익숙하다

두드러지는 모습이 없는 SM3 Z.E.

르노삼성 SM3 Z.E.의 보닛 아래에는 무척 평범한 사양의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제원 상 70kW의 출력을 내는 전기 모터를 탑재했는데 이를 마력으로 환산하면 약 94마력에 이른다. 출력으로는 1.6L 가솔린 엔진보다 뒤쳐지는 수준이지만 토크는 226nm 그러니까 23.0kg.m로 준수한 모습이다.

여기에 2열 시트 뒤쪽에 자리한 26.6kWh의 배터리 패키지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135km의 주행 거리를 달릴 수 있으며 제원 상 최고 속도는 135km/h이다. 고속 주행을 즐기는 아쉬울 수 밖에 없지만 전기차의 순수한 목적에는 부족함이 없다.

참고로 충전 규격은 AC3상이며 충전에는 급속 충전기(22kW) 기준 30분 만에 80%를 채울 수 있으며 완속 충전 시에는 4시간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르노삼성은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제주도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르노삼성은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제주도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편안함으로 달리는 전기차, SM3 Z.E.

기자는 전기차를 이야기할 때 몇 가지 기준을 강조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질감’이며 또 하나는 ‘실용성’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SM3 Z.E.는 이질감 부분에서는 꽤나 준수한 편이며 실용성에 대해서도 ‘제주도 한정으로는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주행 거리가 늘어난 2018 SM3 Z.E.가 아닌 주행 거리 135km의 SM3 Z.E.에 대한 이야기다)

시승 차량이 브랜드에서 혹은 브랜드의 대행 업체에서 관리하고 있던 차량이 아닌 일반적인 렌터카라 실내외의 손상이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명확히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지만 SM3 Z.E.는 다른 최신의 전기차와 달리 SM3를 기반으로 개발된 차량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계기판을 적용했으나 '누워있는 듯한' 각도는 그대로다
전기차 전용 계기판을 적용했으나 '누워있는 듯한' 각도는 그대로다

결국 SM3의 차체나 기본적인 구조를 공유하기 때문에 차량의 기본적인 성향이 SM3와 상당히 닮은 점이다. 전기차 특유의 매끄럽고 기민한 발진 및 재가속 반응이야 이제는 익숙한 편이며 70kW의 출력이 절대적으로는 뛰어난 출력은 아니지만 경쟁 차량들과 비교한다면 크게 부족함은 없는 편이다. 특히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에코 모드를 생각하면 한층 속 편한 반응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되지 않아 앞서 밝혔던 것처럼 패키징이나 적재 공간에서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참 만족스러웠다. 실제 노면에 대한 대응이나 차량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확실히 무척 안정적이고 다루기 편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전기차 전용이 아닌 기존 SM3를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 SM3와 유사하다
전기차 전용이 아닌 기존 SM3를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 SM3와 유사하다

개인적으로 평한다면 쉐보레 볼트 EV의 능숙함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온 몸으로 전기차임을 드러내는 ‘BMW i3’나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그 달리는 기계 상자 같은 느낌에 비하면 한층 익숙하다. 덕분에 전기차가 아직 낯선 사람들이 부담 없이 다가설 수 있고, 실제 장년층이나 아직 자동차가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에게는 보다 적합하게 느껴졌다.

효율성을 위해 휠의 크기와 타이어의 폭을 줄였다
효율성을 위해 휠의 크기와 타이어의 폭을 줄였다

브레이크, 하체 등의 움직임 설명하기가 좀 어려웠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출장은 제주도의 폭설이 내린 전후로 진행되었으며 또 차량 역시 렌터카라는 특성이 있어 차량의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심 속에서 요철이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에는 SM3에서도 느낄 수 있는 보편적 편안함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일일 주행거리가 짧은 제주도에서 1회 충전 시 135km를 달리는 SM3 Z.E.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일일 주행거리가 짧은 제주도에서 1회 충전 시 135km를 달리는 SM3 Z.E.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한편 주행거리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많다.

사실 1회 충전 시 135km의 주행 거리는 분명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제주도의 경우라면 그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주 북부와 남부의 생활권이 상당히 분리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일일 주행 거리가 길지 않아 주행 거리의 불편이 없다는 것이 기자가 만난 제주도 거주민들의 이야기다.

실제 기자 역시 이번 일정에서는 대부분을 제주도 북부를 다녔는데 특별히 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일은 없을 정도였다. 물론 관광객들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거리를 달리는 입장에서는 135km의 주행거리가 조금 부담될 수 밖에 없으니 이 부분은 이제 공급되고 있는 2018 SM3 Z.E.로 대체해야 할 것이다.

좋은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거부감 없는 전기차

안좋은점: 주행거리가 긴 운전자들에게는 부담되는 주행 거리와 풀 체인지를 바라보는 라이프 사이클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를 213km로 늘린 SM3 Z.E.가 투입되어 전기차 시장의 경쟁에 나선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를 213km로 늘린 SM3 Z.E.가 투입되어 전기차 시장의 경쟁에 나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M3 Z.E.

사실 기자는 SM3 Z.E.의 시승이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 활동도 활발히 했다고 생각했고, 또 많은 시승차를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SM3 Z.E.를 이제야 시승했다는 것에 어이 없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시승을 앞두고는 ‘좋은 신차도 많고, 또 주행 거리도 부족한데..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SM3 Z.E.를 사는 걸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승을 통해도 ‘주행 거리나 또 경쟁차도 많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SM3 Z.E.의 매력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에는 213km를 달릴 수 있는 SM3 Z.E.를 만나면 좋겠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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