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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출판계 진출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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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출판계 진출 신고합니다”

입력
2017.02.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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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 확산을 위해 출판업에 뛰어든 국립생태원 생태지식문화부원들이 이제까지 낸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생태지식문화부 전세욱ㆍ이규 계장, 김웅식 부장, 유연봉 차장. 국립생태원 제공
생태문화 확산을 위해 출판업에 뛰어든 국립생태원 생태지식문화부원들이 이제까지 낸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생태지식문화부 전세욱ㆍ이규 계장, 김웅식 부장, 유연봉 차장. 국립생태원 제공

“국립생태원이니 출판생태계도 존중하겠습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출판업에 뛰어드는 김웅식 국립생태원 생태지식문화부장이 15일 밝힌 포부다. 2013년 문을 연 국립생태원은 선진국에 있는 국립자연사박물관의 한국 버전이라 큰 관심을 받았다. 관심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출판이다. 검증된, 제대로 된 콘텐츠를 제공하리라는 기대다.

걸림돌은 뻔한 관(官)냄새. 김 부장은 이를 위해 그간 아이들 책 제작에 주력했다. 안데르센 동화와 이솝 우화, 우리 속담을 생태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생태돋보기로 다시 읽는 안데르센’ ‘생태 돋보기로 다시 읽는 이솝 우화’ ‘생태돋보기로 다시 읽은 우리 속담’을 잇달아 내놔 좋은 평을 받았다. 2015년 6월 이후 20권을 냈다. 김 부장은 “‘내 마음대로 내 멋대로 생태 창의 미술’ 같은 책들은 중국 판권 수출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생태원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정확한 최신 정보가 반영된다는 점이다. 생태원 연구원들이 생산하는 보고서나 자료가 책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원천 콘텐츠 생산이 내부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책 가격도 싸다. 요즘 아이들 책은 그림책이라 해도 1만원, 소리가 나오는 등 다른 부가기능이 붙어 있으면 2만~3만원을 훌쩍 넘긴다. 그러나 생태원 책은 1만원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2만원이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곧 교보문고나 예스24 등 대형서점이나 인터넷서점과 직거래도 시작할 예정이다. 출판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셈이다.

조심스러운 점은 있다. 국립기관에서 세금으로 만드는 책을 돈 받고 팔아야 하느냐는 부분이다. 김 부장은 “무료배포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일정액의 돈을 내도록 하는 게 책을 만드는 사람, 구해 읽는 사람 모두에게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생태문화 확산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유료판매를 택한 것이지 책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는 개념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다른 문제점이 있다. 생태원이라는 정부기관을 옆에 끼고 민간출판업자와 경쟁하는 건 공정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김 부장은 “그런 오해와 불만을 불식시켜나가기 위해 앞으로 출판사업을 해나가면서 기존 출판계와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보겠다”며 “민간 영역과 경쟁하는 게 아닌 만큼 생태동화 공모전의 진행과 선정작에 대한 출판사업을 출판계와 함께 진행하는 등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태원의 출판사업은 성인용으로도 보폭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우선 비정기간행물 ‘무크에코플러스’를 냈다. 첫 호 주제는 ‘문학’과 생태였다. 두번째는 ‘교육’, 세번째는 ‘건축’이다. 로드 킬 문제 등을 담은 성인용 교양총서 ‘에코가이드’ 시리즈는 이미 시작했고, 전문가들을 위한 ‘에코 인사이트’시리즈도 곧 시작할 예정이다. 김 부장은 “환경과 생태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무궁무진해질 것”이라면서 “아이 같은 초보자에서 전문 연구자들에 이르기까지, 생태 관련 출판 콘텐츠의 수직계열화를 이루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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